'6개월간 급여도 받지 못했는데 회비 납부 면제해달라.'
최근 대구시 북구의사회 A모 회원(봉직의)이 생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의사회비 면제를 요청해옴에 따라 의료계에 불어닥친 경기한파가 그대로 드러났다.
22일 대구시 북구의사회에 따르면 중소병원에서 봉직의 생활을 하고 있는 A씨는 최근 6개월간 월급을 받지 못한 데다가 가정형편이 어려워 현실적으로 회비를 내비 못할 처지에 있다며 회비 면제를 요청해왔다.
이에 대해 의사회 측은 최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A씨의 요청을 가결처리했다.
의도치 않게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회비를 낼 수 없는 상황임을 의사회 측에서 인정한 것. 또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의 심정을 보듬겠다는 취지도 있다.
문제는 이같은 사례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대구시 북구의사회 한 관계자는 "이번에는 봉직의가 회비 면제를 요청했지만 개원의라고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말보다 내년 초 더욱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요즘 침체된 개원가의 사정을 볼 때 실제로 이 같은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아직은 차마 자존심 때문에 미루고 있지만 분위기만 형성된다면 회비 면제요청을 할 개원의도 일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회비 면제건은 회원들의 입장을 이해해줬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 같은 현상이 확산될 경우 의사회 입장에서는 치명적일 수있다. 회비로 운영되는 의사회 사무국의 경우 회무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서울의 한 구의사회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회비납부율이 더욱 저조해짐에 따라 사무국 회무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회원에게 회비납부를 독려하고 있지만 회원 한분 한분 어려운 사정을 알기 때문에 더이상 회비를 독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