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의협 경리팀 직원의 거액 횡령사고는 관리감독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의협 재무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단은 이에 따라 56차 정기총회에서 재발방지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보고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의협 집행부에 요구했다.
19일 의협 감사단이 총회에 제출한 재무감사결과 보고에 따르면 총무국 직원의 횡령사고는 내부 통제시스템의 부재, 제규적 적용준수 미비, 인감관리 부실, 예금계좌 과다보유, 금고 통장 전표관리부실 입출금 확인 부재, 지도감독 소홀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단은 먼저 대규모 예금자산을 관리하고 있는데도 입출납 시스템의 관리 부실과 결재 선상의 책임자들이 타성에 젖은 무사안일한 사고로 확인을 소홀히 해 발생한 원시적인 재무관리 시스템이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직원인사 규정(제9조)에는 금전출납 경리직원을 채용할 때 재정보증서 1통을 구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장씨의 재정보증서를 확보하지 못했으며, 신용보증보험에 의한 보증서의 유효기간이 경과해 효력이 상실됐으나 재 가입하지 않는 등 과오가 발견됐다고 꼬집었다.
인감 관리의 부실도 이번 사고의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고유사업, 발간사업, 공제회 계좌와 모든 정기예금 계좌와 인감은 의협회장 인감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2000년 의권투쟁 이후 의쟁투, 국건투, 연구소특별회계 계좌의 인감은 경리팀에서 별도로 관리해왔다.
의협 회장 인감은 재무이사가 관리하고 있었지만 의쟁투 인감은 총무팀에서 협회 직인과 함께 관리됐으며 직인과 인감도장 사용시 대장에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일부 대장에서 기재가 누락되고, 관계 결재라인의 지도감독도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당좌계좌 3개, 보통예금 21개, 정기예금 58개 등 총86개 통장을 보유하는 등 예금계좌의 과다 보유로 관리 및 입출금 확인이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금고 통장 전표 관리도 부실했다. 통장, 증권, 현금등이 1개의 금고에 통합 관리돼 왔으며 비밀번호와 금고열쇠를 경리원과 공유하고 있었고, 전표등에 대한 보완관리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출금증과 입출금을 작성해 은행에 입출금 후 이 금액을 확인하는 과정이 없었고, 현재 1억원 이상 인출시 경리팀원간 교차 확인과 팀장, 국장의 확인이 없는 등 입출금 확인 부재와 지도감독의 소홀도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문제점과 관련 감사단은 자금담당 부서에서 과도한 자금이 인출된 경우에는 '상시감시시스템'이 자동적으로 확인되는 장치를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또 제규정의 정비 및 개정, 거래 직원과 자금결재 담당직원의 분리, 인감관리 개선, 계과관리 개선, 자금입출금 통제, 현금 및 예금등에 대한 일일관리 및 만기관리, 지도감독 철저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감사단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안진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 결산보고서, 각종 증빙서류 및 제규정에 근거해 재무감사를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