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수뇌부간 3자 합의에 참여한 권오주 선관위원장이 물거품 될 위기에 놓인 서면결의 사태에 대해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권오주 위원장(사진)은 23일 메디칼타임즈와 전화인터뷰에서 “대의원회와 의협 집행부간 벌어진 이번 사태는 회장선거를 의식해 서로가 유리한 입장에서 해석하다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오주 위원장은 “3자 회동에서 대의원회 의장과 의협 회장에게 선거관리규정 39조(우편투표의 절차)만 개정해주면 세칙을 만들겠다고 말했고 모두 이에 동의했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기표소 투표를 의무화로 할지 선택으로 할지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만큼 듣는 사람의 해석상의 문제”라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권 위원장은 “선거기간 1년 전에 여유를 두고 모두가 포용할 수 있는 투표방법을 만들어야지 얼마 안남기고 바꾸려다보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기표소 투표 의무의 유무에 대해서는 모르겠으나 회장 선거를 이유로 서로 곡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그는 특히 선관위의 세칙 원용 주장에 대해 “현재와 같은 살벌한 분위기에서는 확대해석은 오해의 소지를 낳을 수 있다”면서 “욕을 먹더라도 보편타당한 해석을 취할 수밖에 없다”며 선관위장 사퇴 요구까지 제기된 이번 사태에 의연한 입장을 보였다.
권 위원장은 “현재와 같은 네거티브 선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하고 “직선제를 생산적으로 발전시켜야지 네거티브로 간다면 회원들의 관심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권오주 위원장은 이어 “선거공고일 전날인 29일 오전까지 선거규정 39조만 개정하면 선관위는 밤을 새우더라도 부칙을 만들어내겠다”면서 “그때까지 기표소 투표와 우편투표 모두를 고려하겠다”며 서면결의에 대한 빠른 결과도출을 주문했다.
대의원회가 언급한 선거공고 후 서면결의에 대해 권 위원장은 “선거공고에는 세부방안 다수가 포함되는 만큼 서면결의를 한다 하더라도 번복할 수 없다”고 불가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오주 위원장은 끝으로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욕먹기는 처음인 것 같다”면서 “웃고 넘어 가야지 어떡하겠느냐”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