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등에서의 부작용 논란을 딛고 국내에 상륙한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정'. 이후 EAP, 보험등재, 약가고시등의 긴 과정을 끝내고 최근 본격 발매에 들어간 바 있다. 하지만 아직 이레사에 대한 논란은 끝나지 않고 있다. 바로 2차 약제로 인정하느냐, 3차 약제인가에 대한 끝없는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
말기 폐암환자의 마지막 희망 ‘이레사정’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社가 개발한 이레사정은 암세포의 표피성장인자(EGF)의 수용체를 억제해 암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항암 치료 효과를 내는 항암제이다. 특히 폐암 가운데 비소세포암치료에 주로 쓰인다.
국내에서는 2001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동정적 사용 승인(EAP)을 받아 450명의 환자들에게 공급된 이후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았으며 같은 해 12월 선행 두가지 종류 이상의 chemotherapy regimen에 실패한 비소세포성 폐암(수술불가능 또는 재발한 경우)의 3차 요법제로 단독요법에 한해 인정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보험급여기준이 마련됐다.
이후 올해 2월 한 정당 6만5,274원으로 약가가 결정됐으며 지난 3월 심평원측의 3차 이외의 요법에 대한 사례별 심사지침이 나왔다.
이레사를 둘러싼 끊이지 않는 목소리
2004년 4월 현재 즉, 이레사정이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지 10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이레사정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논란의 여지는 다름아닌 적용대상의 범위에 관한 문제.
복지부의 보험급여기준에 따르면 보험대상은 선행 두가지 종류 이상의 cheotherapy regimen에 실패한 비소세포성 폐암(수술 불가능 또는 재발한 경우)의 3차 요법제로 사용한 경우에 한하며 이에도 불구하고 2차요법제로 사용하거나 앞에서 정한 선행 두가지 regimen이 아닌 다른 regimen을 포함한 3차 요법제로 사용하는 경우 사례별 심사지침에 따라 보험인정여부가 결정된다.
즉, 복지부의 이같은 보험급여기준에 따라 심평원은 최근 사례별 심사지침을 정했으며 이에 건강세상네트워크는 “분명 식약청 허가시는 2차요법제였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폐암환자의 실낱같은 희망, 이레사는 2차요법치료제”
건강세상네트워크 환자권리팀 김상덕 간사는 이레사와 관련해 “식약청 승인 내용을 보더라도 분명 기존의 화학요법에 효과를 보지 못한 비소세포성 폐암환자에 한해 적응증 허가를 받았으나 복지부는 이를 1차, 2차에 걸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덕 간사는 “행정상의 해석이 다른 것이 말기 비소세포성폐암환자들에게는 삶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일”이라며 “복지부 및 심평원이 하루빨리 제대로된 행정을 펼칠 것”을 주장했다.
이어 "식약청에서도 지난해 승인한 적응증에 대한 조속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해야 할 것"이라며 "당시 구두로는 2차약제로 언급했다가 복지부, 심평원이 3차로 인정하자 함구한 것은 무슨 의도인가"라며 분개했다.
특히 "복지부의 적응증 해석이 3차로 일관된 것은 결국 건보재정을 걱정하는 것으로밖에 인식되지 않는다"며 "건강보험재정의 파탄을 우려해 하루하루 약을 먹고 생명을 연장해야 하는 환자들을 외면하는 것이 진정 공공의료인가"라고 반문했다.
풀리지 않고 있는 실타래, 결국…
관련업계에서도 결국 복지부의 뜻대로 심평원에서도 3차요법제에 근거한 심사를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회사측 또한 "현재는 복지부 고시내용에 따라갈 수 밖에 없다"며 "향후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다면 대상범위가 넓어지리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세상네트워크측은 지금의 상황과 관련해 "결코 이레사에 관한 문제를 도외시하고 있지 않다"며 "계속 약가인하 및 적응증 확대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