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조규석(흉부외과) 교수가 최근 미국에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응급환자를 살렸다.
조규석 교수는 지난 달 말 미국에 있는 아들을 만나고 센프란시스코를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KAL기에 올랐다.
그런데 비행기가 이륙한 지 2시간 가량 지나자 다급하게 의료진을 찾는 방송이 수차례 반복됐다.
조 교수가 가보니 한 탑승객이 이코노미 좌석에서 두통과 호흡곤란, 흉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조 교수는 먼저 환자의 넥타이, 셔츠, 혁대 등을 풀고 통로 바닥에 눕힌 뒤 승무원에게 산소흡입기, 청진기, 혈압계를 가져오게 했다. 그러면서 환자와 계속 대화를 시도했다.
조 교수는 환자가 의식 소실되면서 청진기 상 심음이 미약하게 들리는 듯 하자 여러 차례 심장마사지를 했다. 당시 환자의 혈압은 80/60 정도였다고 한다.
환자는 계속된 흉통과 경부통증을 호소하며 자신의 손으로 가슴을 쳤고, 조 교수는 승무원에게 Nitroglycerine 설하용을 가져오게 한 후 환자의 혀 밑으로 한 알을 넣었다.
환자의 혈압은 75/50으로 하강하고 있었고 맥박은 115 정도로 위급했는데 다행히 기내에 4시간용 이동형 산소 탱크 4개가 있어 산소치료가 충분했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그 사이 미국에서 간호사 생활을 한다는 한인도 도와주겠다고 자원했고, 기내에 비치된 생리식염수를 환자의 손등 정맥에 주입하도록 시켰다.
이와 함께 조 교수는 환자의 혈압이 쇼크 상태로 진입하자 정맥주사용 혈압 상승제를 1회 투여했다.
그리고 초조하게 환자 혈압이 오르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다행히 환자는 혈압 상승제를 투여한 후 혈압이 급상승(150/90)하면서 안정을 찾아갔다.
이후 약 2시간 이상 혈압이 안정되고 상태도 호전되면서 소변도 보게 됐고, 인천공항에 착륙할 즈음에는 언제 아팠냐는 듯이 자기 자리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공항에 도착한 후 환자에게 가까운 종합병원 순환기내과를 방문해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당부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조규석 교수의 응급처치에 감사를 표시하고, 왕복 항공권 2매와 편도권 1매를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