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시설과 장비는 가톨릭정신을 담아내는 그릇에 불과합니다. 언제나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3일 1250여일간의 긴 시간동안 준비해 온 서울성모병원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총 1조원의 설립비용이 투입된 세계 최대의 가톨릭의료기관. 그 초대 수장을 맡게된 황태곤 신임원장은 서울성모병원 개원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73년전 성모병원 개원부터 강남성모병원을 거쳐 내려오는 가톨릭정신을 최우선에 두고 병원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황태곤 원장은 "새병원 건립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첨단 장비가 대거 들어오면서 서울성모병원이 돈벌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서울성모병원은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환우들과 굳은 믿음을 형성해온 가톨릭의료기관으로의 다짐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그는 서울성모병원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친절'을 꼽았다. 단순히 최상의 진료를 제공한다는 목표로는 환자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이다.
황 원장은 "서울성모병원이 단순히 첨단 의료기술과 장비를 집약해 놓은 좋은병원으로 불리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의료진은 물론, 직원 한명한명이 가슴속에 가지고 있는 친절을 환우들에게 보이며 진심으로 다가서야만 신뢰받는 병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친절을 객관화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 것"이라며 "또한 현실적으로 모든 교직원들의 마음에 와닿을 수 있는 목표수치를 설정해 모두가 이를 향해 노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서울성모병원은 의사들이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 황 원장의 설명이다.
강남성모병원에 비해 월등해진 시설과 장비들은 의료진이 그간 펼치지 못했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황태곤 원장은 "사실 강남성모병원이 타 대형병원에 비해 낙후된 시설과 장비로 운영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우수한 의료진들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새 병원에는 그러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시설과 장비가 마련됐다"며 "의료진들의 열정과 친절마인드가 더해진다면 세계속에 우뚝서는 의료기관으로 성장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