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으나, 이석증이 칼슘대사 장애와 연관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어지럼증이 있으면 흔히 빈혈이나 뇌종양 등을 의심하지만, 실제로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이석증(양성돌발성두위현훈)이다.
이석증은 귀의 전정기관에 있는 이석이라는 작은 돌들이 머리 회전을 감지하는 세반고리관 내로 들어가 어지러움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김지수 교수팀은 2006~2007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석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209명과 어지럼증 증상이 없는 비교군 202명을 대상으로 골밀도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석증으로 진단받은 환자군에서 골다공증 비율이 3배 더 많고, 골다공증 전 단계인 골감소증은 이석증이 있는 환자군에서 2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어지럼증 증상이 없는 비교군에서는 9.4%만이 골다공증이 있었던 반면 이석증 환자군에서는 25.3%가 골다공증으로 진단되었고, 비교군에서는 33.3%만이 골감소증으로 진단된 반면 이석증 환자군에서는 47.2%가 골감소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비교군에서 골다공증이 약 6%인 반면 이석증 환자군에서는 약 12%로 조사됐고, 골감소증 역시 비교군은 약 27%인 반면 이석증 환자군은 약 40%를 차지했다.
이석증은 이석이 들어 있는 전정기관 위치를 파악해 환자의 머리를 단계적으로 돌리거나 특정 자세로 유지하게 하는 ‘위치교정술’을 이용해 치료하는데 30~40%의 환자는 치료 후에도 재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45세 이상 환자 128명 중 58명이 재발하였는데 재발한 환자군에서 골다공증 수치가 의미 있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석증은 50대 이후 중년여성에게 흔히 잘 나타나 호르몬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대규모 조사를 통해 골다공증과의 상관관계를 밝힌 것은 이번 논문이 처음이다.
또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이석증 환자도 골다공증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어 이석증과 골다공증은 성별과 관계없이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김지수 교수는 “이석증은 낙상을 유발하는 중요한 질환이기도 한데, 골다공증 환자는 낙상으로 인해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며 “이석증이 잘 재발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 여부를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미국신경과학회지인 ‘Neurology’에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선정되어 2009년 3월 24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