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의 진료비 부당청구 실태를 고발한 PD수첩이 방영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그 후폭풍은 여전히 의료계를 뒤흔들고 있다.
환자들의 진료비 환불신청이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에 따르면 14일 PD수첩 방영이후 평상시 일 평균 63건 수준이었던 진료비환불민원 신청건이 일일 151건(2.4배)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여기에 진료비확인신청제도를 안내하는 추가방송까지 이어지면서, 확인민원 접수건은 최근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MBC는 지난 17일 '생방송 오늘 아침'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진료비 과다청구 피해실태와 환불신청제도 이용방법을 추가로 소개했고, 방송직후 심평원에는 평상시의 4배가 넘는 269건의 확인 민원이 쏟아져 들어왔다.
'더 낸 의료비 돌려 받으세요'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동 프로그램에서는 △'바가지 진료비' 이런 곳에서 주의하라 : 선택진료제, 상급병실료 과다징수, 임의 비급여처리 등 △진료비확인신청제도를 이용한 사례 △진료비확인신청제도 이용 방법 등을 담았었다.
진료비확인신청 '민원창구' 정착…"어떻게 대처하나" 병원계 고민
문제는 진료비 확인민원의 증가가 더 이상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지난해부터 여러방송에서 진료비 부당청구 실태를 다뤄왔고, 의료와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제2의 불만제로, 제2의 PD수첩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
심평원 또한 진료비확인신청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홍보활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 관계자는 "제도에 관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라면서 "방송여파로 인한 민원폭증은 변수로 두더라도, 향후 홍보효과 등으로 진료비확인신청이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이 진료비확인신청이 일종의 민원창구로 정착되어 가면서 병원들의 시름은 깊어져 가고 있다.
병원계 한 관계자는 "임의비급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들이 민원신청을 넣으면 병원입장에서는 고스란히 손실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면서 "최선을 다해 진료를 해놓고 제값도 못받고 부당한 의료기관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답답한 마음은 둘째치더라도 늘어만 가는 진료비민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현실적인 고민도 많다.
심평원 관계자는 "확인민원이 늘어나면서 환자 못지 않게 병원들의 문의도 크게 늘었다"면서 "민원에 따른 대처방법 등이 주된 문의 내용이며, 일부 기관에서는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민원처리 대응팀을 꾸리는 등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