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수 교수팀은 한국인이 B형 간염에 유난히 취약한 것은 출생시 어머니에게 감염되는 수직감염이 많기 때문이며, 이 비율은 전체 B형 감염 중 30.9% 이상을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수직감염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예후가 나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김형수 교수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7일 스웨덴 웁살라대 초청으로 웁살라대학병원 대강당에서 개최된 ‘제2회 한림-웁살라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한국인 B형 간염의 특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흔히 한국 사람들이 술잔을 돌리거나 찌개를 같이 떠먹는 특유의 문화 때문에 B형 간염에 취약하다고들 알고 있다.
그러나 한림대의료원 산하 5개 병원을 방문한 B형 간염 환자 110명의 감염 경로를 조사한 결과 출산시 어머니로부터의 수직감염이 30.9%, 아버지로부터 감염이 3.6%, 수혈 0.9%, 경로가 불확실한 경우 64.5%로 나타났다.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경우 중에도 수직감염이 다수 포함됐을 것으로 미뤄 우리나라에서의 수직감염은 최소 30% 이상으로 추산할 수 있다.
문제는 이처럼 신생아 시기에 수직감염된 경우 예후가 훨씬 나쁘다는 점이다.
성인기 감염의 약 90%는 합병증 없이 완전 회복되지만, 수직감염의 경우에는 9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한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이 10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B형 간염의 진행 경과 중에서 비록 완치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증상이 조절되기 시작하는 신호로서 ‘e항원 혈청전환’단계가 있다. 이는 개선된 예후와 연관이 있어 치료의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번에 연구대상이 된 만성 B형 간염 환자 110명 중 조기 e항원 혈청 전환이 관찰된 39명(35.5%)과 그렇지 않았던 71명을 비교해 다변량 분석한 결과, 비수직감염이 수직감염에 비해 조기 e항원 혈청 전환률이 3.7배 높았다.
결국 수직감염이 예후를 나쁘게 만드는 중요인자 중 하나임이 명확히 밝혀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