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들이 혈압약 복용, 생활습관 등을 실천하는 비율이 매우 낮아 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교육을 지속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수가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뇌졸중학회(회장 김종성)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춘계학술대회(16일)에서 발표될 최신 연구동향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뇌졸중학회는 서울의대 신경과 윤병우 교수가 춘계학술대회에 발표할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고혈압 인지도 비교' 논문을 소개했다.
윤 교수는 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의 뇌졸중 환자 중 고혈압이 있는 환자 각 100명을 대상으로 비교 조사했다.
고혈압이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가 59.9%로, 말레이시아 64.8%, 싱가포르 65.3%에 비해 다소 낮았다.
혈압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싱가포르가 61.7%인 반면 우리나라는 77.9%로 인식도가 높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환자의 40% 이상이 혈압약 복용을 통해 혈압이 잘 관리되면 약물 복용을 중단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환자들은 30% 이하, 싱가포르는 우리나라 환자보다 높은 50% 이상에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윤병우 교수는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해서 혈압이 정상적으로 관리되면 임의로 치료제 복용을 중단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실제로 고혈압 치료제 처방을 받아 복용하던 환자 중 임의로 복용을 중단한 뒤 뇌졸중이 발생해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많다. 고혈압은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며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덧붙였다.
체중조절, 저염식이, 운동, 음주, 흡연 등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비율 역시 상당히 낮았다.
특히 저염식이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율은 94.4%로 싱가포르의 86.6%, 말레이시아의 80.3% 보다 높았지만 생활 속 실천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싱가포르 91.5%, 말레이시아 85.9%와 비교할 때 한국은 27.2%만이 실천하고 있다고 답했다.
고혈압 관리에 있어 체중조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에서도 우리나라가 78.3%로 가장 높았지만 실천에서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와 비교할 때 1.5배 이상 낮았다.
고혈압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음주 및 흡연에 대한 인식도는 말레이시아에 비해 3배 이상 높았으나 실천은 다소 낮은 편이었다.
윤 교수는 “연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질환에 대한 인식이나 치료제 복용률은 전반적으로 높은 반면, 금연, 저염식이, 체중조절 등 생활습관에서 실천이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이 뇌졸중 치료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대한뇌졸중학회 배희준 홍보이사는 "미국은 뇌졸중의 경우 진료의 질 평가 10개 항목 가운데 하나가 교육"이라면서 "그 정도로 환자 교육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또 배희준 이사는 "우리나라는 실제 교육을 하면 건강보험 수가를 인정하는 수준에 그쳐 몇 몇 병원이 자발적으로 교육하고 있을 정도로 교육이 열악한 실정"이라면서 "그러다보니 회진을 돌 때 환자에게 금연을 권고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분당서울대병원도 환자 교육을 하는 간호사가 '반명'에 그치는 실정이라는 게 배 이사의 설명이다.
배 이사는 "사실 병원에서 간호사를 환자 교육에 전담시키기가 쉽지 않는 게 현실"이라면서 "손해만 보지 않을 정도의 수가를 보장해 준다면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가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