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학 졸업예정자들을 대거 선점하는 간호사 입도선매로 중소병원들의 원성을 들어왔던 대형병원들이 최근 이같은 채용을 자제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록 일부 대학병원들이 올해도 대규모 상반기 채용을 통해 인력 선점에 나섰지만 대다수는 전면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병원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다수 대형병원들은 올해 상반기 간호사 채용을 사실상 보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3월말 경 2009년도 9월 졸업예정자나 내년도 졸업예정자들을 미리 대거 선발해 놓은 것과는 대비되는 상황.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올해부터 간호사 입도선매를 자제하자는 의견이 있어 상반기 채용을 보류했다"며 "필요인력은 상시채용 등을 통해 충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같은 분위기는 병협과 간협의 공동작품이다. 이들 단체들이 간호사 선점을 자제하자며 독려하면서 대다수 병원들이 이에 대한 암묵적 합의를 이룬 것이다.
실제로 병원협회는 회원병원들에 공문을 보내 병원계 스스로 간호사들을 미리 채용해 놓고 대기시키는 것을 자정해보자며 분위기를 유도했다.
간협도 마찬가지. 병원간호사회 등과 함께 대학병원들에게 간호사 대기채용을 자제해 달라는 협조공문을 수차례 발송하며 입도선매를 막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여기에다 국립대병원협의회와 사립대병원협의회 등도 이같은 자정활동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회원병원들간에 자정의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조성됐다.
이에 대해 간호인력난으로 신음하던 중소병원계는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병원들이 대기채용을 강행한 것에는 강하게 비판했다.
중소병원협의회 관계자는 "병협 이사회와 시도병원회장 합동회의 등을 통해 대기채용을 자제하자는 공론이 형성됐다"며 "전 병원계가 간호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대형병원들이 상생방안을 실천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일부 대학병원들은 여전히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고 내년도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채용공고를 낸 상태"라며 "이에 대해서는 상당히 유감스러운 마음"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