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절반 가량이 근무중인 병원에 인력이 모자라 의료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응답자의 55%가 인력부족으로 의료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로 인해 건강상태가 나빠졌다는 직원도 55%에 달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은 최근 소속병원 중 67개 병의원에 근무중인 1만 7041명을 대상으로 근무조건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하고 1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결과 병의원 종사자들이 소속병원에 가장 큰 불만을 느끼고 있는 부분은 '노무관리'에 대한 부분이었다.
응답자의 73.3%가 인사노무관리가 가장 큰 불만사항이라고 답한 것. 특히 66.4%가 현재 근무중인 부서에 인력구조가 적정치 않다고 답해 문제를 더했다.
이로 인해 이들은 소속 병의원에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의료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설문에 답한 직원들 중 46.7%가 인력부족으로 인해 의료사고가 노출돼 있다고 답했고, 절반이 넘는 55.2%의 응답자가 인력이 모자라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같은 우려는 역시 간호사와 의료기사 등 의료현장에 투입되는 직종에서 높게 나타났다.
직종별로 응답을 '1. 매우 그렇다 2. 그렇다 3. 그렇지 않다 4. 전혀 그렇지 않다'로 계산한 결과 간호사들은 평균 2.84로 인력부족에 따른 의료사고를 우려했던 것. 또한 의료기사도 2.84로 간호사와 동일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사무행정 2.68, 조리(배식) 2.69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보건노조 관계자는 "응답자의 56%가 간호사로 답변한 직원들 중 의료인력이 많아 의료사고와 의료의 질에 대한 우려가 많았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인력부족에 이어 가장 큰 불만을 느끼는 부분은 노동강도였다. 63.4%가 야근 등 근로시간 연장으로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고 복리후생(63.9%), 노동안전(55.3%), 임금수준 불만족(54.5) 순이었다.(중복응답 가능)
이에 따라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근로시간 조정과 임금수준을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에 91.9%가 적정임금을 보장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86.4%가 주 40시간 노동시간을 지킬 것을 주문했고, 80.2%가 교대제 등 밤근무를 축소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불만속에서도 대다수 근로자들은 현재 직장생활에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의 71%가 환자를 돌보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보건노조 관계자는 "대다수 병의원 종사자들은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력확충과 임금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하고 있었다"며 "이에 따라 이러한 근로자의 요구를 산별중앙교섭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