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의 무한경쟁에 대응하겠다는 목표로 가톨릭의료원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주요 보직자 공개 채용이 결국 내부 행사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 전문가를 뽑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대규모 홍보를 진행했지만 결국 외부인사는 아무도 원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톨릭의료원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가톨릭의료원의 순혈주의에 대한 불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이러한 인식을 깨는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가톨릭의료원 보직자 추천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의료원이 실시한 의무부총장, 의무원장, 서울성모병원장 등 3개 보직자 공개모집 결과 의료원 외부 인사의 지원은 전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추천위원회 관계자는 "한달여에 걸쳐 진행된 공개모집에서 아쉽게도 외부인사들이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며 "가톨릭병원이라는 장벽이 생각보다 높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경영전문가들이 참여해 주기를 바랬지만 병원이라는 조직이 외부에서 진입하기에 어렵게 느껴졌던 것으로 본다"며 "다양한 전문가의 지원을 원했던 만큼 아쉬움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가톨릭의료원은 무한경쟁 시대를 이겨내기 위한 획기적인 변화를 도모하겠다는 판단으로 8개 산하병원을 대표하는 의무원장부터 의무부총장, 서울성모병원장에 이르는 주요 보직을 모두 공개모집하겠다고 공포했었다.
이를 위해 의료원은 의료전문가와 법인이사진으로 구성된 보직자 추천위원회를 구성했으며 부교수 이상의 교원으로 45세 이상이며, 국내외 연구기관이나 대학, 병원에서 10년 이상의 경력만 있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었었다.
하지만 의료원의 이같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지원자들이 지원에 부담감을 느끼면서 결국 공모는 내부경쟁으로 치러지게 됐다.
하지만 의료원은 절반의 실패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비록 외부인사들을 뽑는 시도는 좌절됐지만 내부 직원들에게는 상당한 자극이 됐다는 것.
보직자 추천위원회 이동익 부위원장(가톨릭 생명대학원장)은 "비록 외부 전문가들은 지원하지 않았지만 의료원 내부에서는 다양한 인사들이 각자의 장점과 의료원의 비전을 세우며 적극적으로 보직자 공모에 임했다"며 "내부 구성원들에게 성장을 위한 자극을 줬다는 점에서는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의료원의 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인재를 초빙하겠다는 의료원의 의지를 계속해서 보여주다 보면 지금의 불신감은 사라지고 진심을 알아주리라 믿는다"며 "앞으로도 보직자 공개채용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톨릭의료원은 접수된 지원서를 바탕으로 오는 7월 15일까지 추천위원회의 심사를 진행하며 총장의 검토와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8월말 새로운 보직자를 선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