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법인화를 앞둔 국립의료원이 경쟁력 극대화를 위한 과감한 퇴출 카드를 꺼내들어 파장이 예상된다.
국립의료원 강재규 원장(사진)은 7일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독자경영이 요구되는 국립중앙의료원 출범을 앞두고 환자와 논문이 없는 의사들은 의료원을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강재규 원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의료원이 그동안 공무원 근성에 빠져 안일하게 대처해왔다”면서 “진료와 연구가 국가병원 의사의 본분인 상황에서 환자도 적고 논문도 한 편 없다면 의료원에 있을 이유가 없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혹독한 방안을 마련 중임을 내비쳤다.
그는 “어제(6일) 열린 진료과장회의에서 이같은 뜻을 과장들에게 전달했으며 향후 의료원 생존을 위한 방안을 3시간 넘게 논의했다”고 전하고 “타 대형병원 모두가 뛰고 나는데 국립의료원이 현재와 같은 안일함으로 기어간다면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날 저녁식사도 거른 채 오후 8시를 넘겨 끝난 진료과장회의 참석자들은 강 원장의 갑작스러운 폭탄발언에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재규 원장은 “과장들 상당수가 장시간 회의에 불만의 표정을 지었으나 이미 2주전부터 상반기 결산회의로 장시간이 소요될 것을 공지했다”면서 “내년도 법인화와 각종 병원평가에 대비해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며 과감한 쇄신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국립의료원의 독자생존을 위한 연구용역을 유수 경영컨설팅 업체에 발주한 상태로 9월중 최종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말하고 “여기에는 진료과별 의사 1인당 진료수입 및 연구력 적정치와 인센티브제 그리고 법인화 후 경쟁력 방안 등 세부전략이 담길 것”이라고 성과에 기반을 둔 데이터 경영을 예고했다.
갑작스런 변화에 따른 의료진 내부의 우려감에 대해 강 원장은 “공무원으로 생각하며 안주하는 의사는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국립의료원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후배들을 위해 명예퇴직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일부 의료진의 과감한 퇴출 의지를 피력했다.
강재규 원장은 “현재 법인화에 따른 국립중앙의료원의 새로운 비전마련을 위해 전 직원의 의견수렴을 진행 중에 있다”고 언급하고 “직원들에게 공표한 새 병원 건립의 첫 삽은 뜨고 가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해 내부에서 회자되는 법인화 초대 원장 하마평에 대한 묘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