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병원들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져 심각한 경영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복지부는 수가 차등제 등 지원방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0일 전국 대학어린이청소년병원협의회(회장 김덕희)에 따르면 서울대 어린이병원은 매년 1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
이는 어린이병원의 의료수익이 어른 환자에 비해 외래는 64%, 입원은 84%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어린이병원뿐만 아니라 다른 어린이병원의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소아청소년과에서 매년 70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데 어린이병원이 개원하면 10%가량 적자폭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특별시립아동병원도 2006년 현재 75억 원의 적자를 냈다.
어린이병원이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것은 어른환자를 진료할 때보다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이 들지만 환아 1인당 의료수익은 성인병원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더욱이 어린이 의료수가 가산율이 매우 낮거나 아예 없고 신생아중환자실은 베드당 1억 원의 적자가 난다는 지적이다.
최용 서울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어린이병원은 국가나 지방 정부의 재원으로 병원이 설립되고 필요한 투자가 이루어지는 외국과는 달리 전적으로 의료 수익에 의해 운영되므로 심각한 경영의 어려움이 뒤따르는 것"이라며 "이상적인 어린이병원을 설립하고 합리적이고 바람직하게 운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덕희 회장은 "어린이병원은 성인 병원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 일반 병원도 적자가 나는 마당에 어린이병원은 오죽하겠느냐"면서 "수가 인상 등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어린이병원 지원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손영래 공공의료과장은 "올해 안에 공공의료법을 개정해 어린이병원을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어린이병원을 공공의료기관으로 지정해 재정지원과 수가가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 과장은 "지난해 개원한 양산부산대병원 어린이병원은 시설은 좋은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다른 병원과 마찬가지"라며 "운영지원계획은 마련하지 않고 병원부터 지은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복지부의 어린이병원 건립사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되고 있다.
강원대병원, 경북대병원, 전북대병원이 2011년 개원을 목표로 어린이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