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원장 하일영)은 2년간 로봇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해 암을 치료한 결과 기대 이상의 치료성적을 보였다고 13일 밝혔다.
그러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이 크다는 게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건양대병원 암센터 정원규(방사선종양학과) 교수팀에 따르면 2007년 4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사이버나이프 치료를 받은 환자는 800명으로 집계됐다.
질환별로 보면 뇌종양 및 뇌혈관질환이 180명으로 가장 많았고, 간담도 췌장암 154명, 폐암 106명, 척추전이 암 104명, 복부임파절 95명, 두경부암 57명, 뼈 전이 암 45명, 전립선암 29명이었다.
육종, 흑색종, 신장암, 구강암 등 기타 환자가 30명을 차지했다.
치료성과를 보면 폐암의 경우 암의 크기가 4㎝ 이하인 원발암과 전이암 환자의 92%에서 종양이 완전 소멸돼 획기적인 치료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원규 교수는 “4cm 이상인 환자에서는 완전 반응은 없었고 70~80% 가량에서 종양 크기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간암환자 중 근치적 시술을 받은 환자의 93%에서 완전, 또는 부분 소멸을 보였으며 특히 치료한 부위에서 다시 재발한 경우는 단 1명에 불과했다.
폐암의 경우 종양의 크기가 4㎝이하의 경우는 92%에서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등 획기적인 치료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립선암환자 29명 중 다른 곳에 전이가 없이 근치적 시술을 받은 26명은 모두 100% 국소치료 효과를 얻었으며 재발은 한 명도 없었다.
뇌종양, 복부임파절 전이환자, 척추나 뼈에 전이된 암 환자에서도 종전의 방사선치료보다 짧은 치료기간 안에 10~50%의 치료성과를 얻었다.
로봇 사이버나이프는 방사선이 나오는 가속기를 소형화해 로봇 팔에 장착시킨 최첨단의 장비로 로봇 팔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방사선가속기를 통해 200~300개 방향에서 방사선 빔이 나와 암 조직에 집중시켜 암을 파괴시키는 원리다.
치료과정은 일반 방사선치료와 거의 비슷하다.
의사와 상담 후 CT나 MRI를 촬영해 암의 위치와 크기를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 컴퓨터를 이용해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 까지는 다른 방사선치료나 일반 사이버나이프와 거의 같다.
다른 방사선 치료기가 4~6개 방향에서 방사선 빔을 환부에 보내는 반면 사이버나이프는 200~300개 이상의 방향에서 방사선을 보내 그 초점을 암 조직에 집중시킨다는 게 차이점이다.
이 때문에 정상조직에는 최소한의 방사선영향을 주면서 암 조직에는 엄청난 양의 방사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방사선 치료는 두 달 가까이 시간을 두고 치료를 해야 하지만 로봇 사이버나이프는 단 1~3회에 치료를 마칠 수 있고 최대 5회 이내에 모든 치료를 끝낼 수 있다.
이와 함께 암 치료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양성자 치료기나 토모테라피 등 최신의 장비들도 그 치료효과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로봇 사이버나이프는 방사선을 쪼이는 동안 실시간 추적 장치를 이용해 환자의 호흡이나 몸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 종양의 위치를 추적하면서 정확하게 방사선을 쪼여 암 조직을 파괴하는 특징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건양대병원 외에도 순천향대병원, 인하대병원 등에도 로봇 사이버나이프가 도입돼 암 환자의 치료에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건양대병원의 로봇 사이버나이프는 2008년 한 해 전세계 180개 로봇 사이버나이프센터 중 여섯 번째로 많은 환자를 치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원규 교수는 “2년간 로봇 사이버나이프를 가동한 결과 만족스러운 치료 성적을 올렸다”면서 “문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부담이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