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감염 환자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지만 개원의들은 의외로 무덤덤한 분위기다.
일부 신종플루 감염환자 진료시 감염될 우려에 대해 긴장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상당수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이번 휴가시즌과 조만간 다가올 환절기에 변종 바이러스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개원의들 "내국인 중 의심환자 있다"
20일 개원가에 따르면 신종플루와 관련한 보도됐을 당시에도 신종플루 감염 의심환자는 있었지만 큰 문제없이 치료됐고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나지 않는 한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실제로 경기도의 이비인후과 개원의는 "인근 지역에서 두통과 고열 등을 호소하는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있었다"면서 "당시 심증은 있지만 진단에 어려움이 있어 일반 독감환자로 진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감염된 이들 중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갔을 수 있다"면서 "지금처럼 감기증상을 보이는 여름에 앓고 지나가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과 개원의도 문제는 검사를 할 수없어서 확증할 수 없지만 의심환자가 있다는 점에 대해 동의했다.
7~8월에는 감기몸살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문데 요즘 이런 환자들이 종종 찾아와 이들은 신종플루 감염이 의심된다는 것.
그는 "얼마 전 개원의들 사이에서는 인천지역에서 신종플루가 도는 것 같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면서 "사실 요즘같은 여름철이라 감염되더라도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향이 있는데 문제는 휴가철 직후와 환절기"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특히 환절기에 변형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어떻게 심각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차라리 지금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데 최상의 예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항서 입국자 대상 검사만으로는 부족"
개원의들은 지금은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휴가철 이후 혹은 환절기까지 이어질 경우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정부가 신종플루 검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했다.
개원의들은 현재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두고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사실은 국내 환자도 상당수 있기 때문에 전수검사를 실시해야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한 가정의학과 개원의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전수검사를 해야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있을텐데 외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만 집중적으로 검사해서는 부족하다"며 "의심환자가 있어도 개원가에서 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재정적으로도 쉽지않고 환자 또한 원치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이어 "보건소에서는 신종플루 환자들을 일일보고 하라는 방침이 있었지만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장 큰 이유는 고가의 진단키드 때문"이라고 말했다.
감염 여부를 확인하려면 인플루엔자 진단키트를 사용해야하는데 그 가격이 만만치 않아 개원가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환자에게 검사료를 받을 수도 없어 결국 상당수 개원의들이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어 보건소에 보고하지 않고 있다는 게 개원의들의 설명이다.
한 개원의는 "솔직히 환자에게 3천원 받으면서 2만원하는 진단키트를 별도로 구매해서 검사를 해주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보건소는 일일보고 하라고만 할 게 아니라 진단키트를 제공한다든지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