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들이 외국 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진료비를 대폭 낮추는 등 과열경쟁 조짐이 벌어지자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과열경쟁으로 인해 외국환자 유치 시장이 레드오션화 되기 전에 대학병원간 신사협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이형래(비뇨기과) 교류협력본부장은 10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해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진료비를 덤핑하는 등 저가 전략을 펼 경우 시장 자체가 레드오션화될 수도 있다”면서 “우리나라에 오면 싸게 치료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고착화되면 회복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어 그는 “현 상황에서 해외 환자 유치에 나서는 병원이라면 대한민국이라는 간판 아래 다국적군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태국 등 우리보다 앞선 국가에 맞서 싸워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대학병원들이 신사협정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의 상류층을 겨냥한 상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적정한 수익률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자율적인 시장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이 본부장은 “아직 해외 환자들이 양적으로 많이 축적됐다고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대학병원은 의뢰가 들어오는 모든 환자들을 다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수익성이 높은 진료 프로세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이 높은 국가브랜드로서의 의료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전략과 동시에 숙제라는 것이다.
특히 이 본부장은 해외 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스피드’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사업을 하는 Bahtiyor Davlyativ(52) 씨는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한국을 방문, 지난달 27일 동서신의학병원에서 양한방 협진 건강검진을 받았다.
동서신의학병원은 그가 내원하자마자 건강검진을 시행했고, 복부초음파 결과 신장에 작은 결석이 발견되자 심장혈관내과는 29일 비뇨기과로 전과했다.
동서신의학병원은 다음날 그가 전립선 비대, 신부전증 초기 증상으로 판정하고, 30일 전립선 절제술을 시행했다.
Bahtiyor Davlyativ 씨는 “빠른 진료 속도에 놀랐다”면서 “주변에 비슷한 증세를 가진 사람이 많아 본국으로 돌아간 후 동서신의학병원을 추천하겠다”며 진료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편 5~7월까지 동서신의학병원을 찾은 해외환자는 전년보다 12% 증가했으며, 수익에서도 2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러시아 환자 진료실적은 7월 5건에서 8월 들어 16건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이형래 본부장은 “러시아는 지역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높은 의료기술을 가진 한국의 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단 검사와 진료를 경험하면 우리의 의료기술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