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과와 흉부외과 전공의 기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월부터 수가를 각각 30%, 100% 인상한 가운데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은 빠르면 다음달부터 이들 과 전공의에 대해 수련보조수당을 지급하는 등 지원책 시행에 나선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박호철 원장은 21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외과와 흉부외과를 살리기 위해 수가를 인상했기 때문에 전공의 처우 개선 효과가 반드시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약 수련병원들이 수가 인상분을 수입으로 보존하고, 전공의 처우개선에 반영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약발이 안먹힐까 학회에서도 걱정하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수련병원들이 수가 인상분을 전공의 지원, 인력 확충에 투입하더라도 당장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가시적인 변화 조짐이 감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동서신의학병원은 다른 대학병원의 움직임과 관계 없이 조만간 수가 인상분 사용 계획을 확정해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동서신의학병원은 최근 외과와 흉부외과로부터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을 제출받았다.
이들 과는 공통적으로 △전공의 파견 교육 활성화 △해외학회 참가비 지원 △도서구입비 지원 △당직비 인상 △PA 확충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 축소 △휴식시간 보장 △휴가 보장 △당직외 호출 금지 △당직 공간 개선 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현재 공공병원의 경우 수련 기피과 전공의에 대해 월 50만원의 수련보조수당이 지급되고 있다”면서 “우리도 외과, 흉부외과 전공의에 대해 동일한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흉부외과, 외과 외에 다른 과 전공의들도 수당을 지급하고 싶지만 수입 증가액이 그렇게 많지 않아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양해를 구했다.
동서신의학병원은 이들 과 전공의 수당 지급 외에 PA 확충 등도 타당성을 검토해 적극 시행할 방침이다.
특히 그는 전공의 지원율을 높이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가 인상 외에 추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없는 수련 여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더라도 전공을 살리기 어려운 의료환경”이라면서 “개방병원 활성화, 전문병원 확대 등과 같은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못 박았다.
이어 그는 “정부에서 전공의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내놓은 만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병협, 의료기관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