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출신의 현직 보건소장이 보건소 기능을 방역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주목된다.
서울시 강남구보건소 서명옥 소장(사진, 경북의대 85년졸,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25일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보건소의 기능이 진료가 아닌 방역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서명옥 소장은 이날 "더욱이 신종플루 확산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당분간이라도 진료업무를 중단하고 인력과 자원을 예방중심으로 배치시켜야 하나 정부의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보니 일반진료를 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보건소는 현재 지침변경으로 신종플루 신고와 검사 중심에서 고위험군에 한정된 검사와 단체발생시 집단관리로 바뀌었다”면서 “지난주 금요일 민간의료기관 확대로 24시간 근무체계로 과부하가 걸린 보건소 의료진도 숨통이 트였다”며 그동안의 숨가쁜 경과를 설명했다.
서 소장은 “보건소의 전염병 예방 역할이 미진한 것은 예산문제도 있으나 무엇보다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강남구의 경우도, 4명의 의사 중 감염내과 전문의가 없어 당뇨와 예방접종 중심의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타미플루 처방이 가능하나 질병관리본부의 처방지침이 타이트해진 만큼 반드시 처방사례 보고서를 작성해 1일 보고하고 있다”면서 “신종플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향후 다른 신종바이러스에 대비해 예산이 들더라도 정부 차원의 방역체계 중심 거점병원이 설립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료인의 마스크 미지급과 관련, “정부의 배금품인 손 세정제는 모든 의료기관에 배포한 상태이나 마스크는 지침에 의거 거점병원에 한정했다”고 말하고 “비축량이 있긴 하지만 4000명이 넘는 강남지역 의사 수를 감당하긴 힘들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피력했다.
서명옥 소장은 특히 의료계가 지적하는 보건소 진료확대에 대해 “보건소에서 일반인 진료는 이제 기본적인 상시업무로 되어 있다”면서 “진료기능을 폐쇄하라는 복지부의 권장사항만 하달되더라도 이 문제를 적극 개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민감한 시기에 인터뷰를 승락한 서 소장은 끝으로 “의원급과 거점병원에서 신종플루 방역대책에 대해 불만과 애로사항이 수시로 접수되고 있다”고 언급하고 “모든 보건소가 방역에 총동원된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어 민간의료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동료의사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