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부 한방병원에서 한약이 암 치료에 탁월하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미국 의학자들은 가급적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한국임상암학회(이사장 방영주)는 최근 ‘환자 가이드북 유방암’을 펴냈다.
이 책은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아브람슨 암센터에 근거지를 둔 온코링크가 펴낸 환자 가이드 북을 번역한 것으로, 이 책은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암 정보지로 평가받고 있다.
방영주 이사장은 “암 진단을 받은 환자와 가족들은 실로 엄청난 심적 충격과 혼란을 겪고, 암 진단이 내려짐과 동시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접하는 온갖 이야기는 이런 혼란을 더욱 증가시킬 뿐”이라면서 “학회가 이 책을 펴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올바른 암 정보를 제공해 암 환자와 가족들의 충격과 혼란을 덜어주고,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대장암에 이어 유방암 관련 환자 가이드 북 한국어판을 펴 냈다는 것이다.
임상암학회가 펴낸 유방암 가이드북에는 보완요법과 대체요법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하게 다뤘다.
유방암 가이드북은 암을 치료하기 위해 한약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담았다.
이 책은 “한약은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많은 종류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런 성분은 서로 다른 성질을 보이기 때문에 일부는 면역계를 증강시키는 반면 다른 성분은 세포 파괴를 돕거나 항산화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책은 “한약치료를 고려하고 있다면 현재 받고 있는 치료법에 어떤 작용과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조사해 보아야 한다”면서 “표준 의학치료법을 한약으로 대체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예를 들면 항산화작용이 있는 한약은 항암치료효과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중에는 복용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 책은 한약의 안전 용량에 관한 정보가 극히 적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가이드북은 “한약 치료에 관한 한가지 우려는 환자가 스스로 판단해 증상에 대한 치료를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의사가 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경고성 징후를 가림으로써 의료진이 문제를 알아차리기까지 시간이 걸리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책은 “한약치료제를 평가한 임상시험이 없기 때문에 적용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한 광범위한 권고를 한다는 것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한약 복용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한약은 항산화제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 항암치료와 상호작용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복용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질 높은 임상연구가 전혀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한약 보조제가 암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을 뿐더러 순도, 품질, 표준화 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암센터는 몇년 전부터 한방 암치료를 특화하고 있다.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암센터 최원철 센터장은 최근 KBS의 ‘동의보감’ 특집다큐에 출연해 옻나무의 따뜻한 성질이 어혈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에 기인해 암 환자를 대상으로 옻나무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3기, 4기 암환자의 1년간 생존율을 40% 이상 끌어올렸다고 역설했다.
여기에다 한방암센터는 양방적 치료와 한방적 치료를 결합하면 더 높은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온코링크와 상반된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