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건강보험 재정상황이 내년도 수가협상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건보공단이나 의병협 등 공급자단체는 수가협상에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라는 큰 산을 원만하게 넘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건강보험공단 정형근 이사장과 병원협회 지훈상 회장 등 6개 의약단체장은 2일 가든호텔에서 만나, 의약계 현안과 함께 내년도 수가협상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모임에서 의약단체장들은 수가인상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했지만,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재정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이해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 정형근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건강보험제도가 좋은 제도로 칭송을 받는 것은 의료인의 희생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면서도 "충분한 수가를 보장해주고 싶지만 보험재정의 한도가 있어 의료인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좋은 결과를 도출하도록 협상을 진행하자"면서 "내년에는 의료수가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의료전문가가 협의해 고민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의협 경만호 회장은 "의료인들이 최소한의 품위는 유지할 수 있는 수가는 보전해주어야 한다"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의 화두는 건강보험 재정 문제에 집중됐다는 전언이다. 내년도 건강보험 재정전망이 밝지 않기에, 건보공단이나 의약단체나 올해 수가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병협 지훈상 회장은 "신종인플루엔자 관련 비용을 국고가 아닌 건보재정에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비용을 건강보험과 복지비용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의협 김현수 회장은 "올해 수가협상이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면서 "재정을 걱정하는 공단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원가의 의견이 다른 만큼 쉽지많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건보공단 정형근 이사장도 "(건강보험 재정 문제로) 올해 협상이 쉬운 길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건보공단 정형근 이사장과 6개 의약단체장의 만남이 끝남에 따라 양측은 본격적인 수가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7일 약사회, 18일 치과의사협회, 24일 의사협회의 수가협상이 예정돼 있고 병협은 건보공단과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