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시설도 없는 병원을 억지로 거점병원으로 지정해놓고서 이제와서 관리를 잘못했다며 취소하는 것이 타당한가"
보건의료노조가 최근 신종플루 치료거점병원 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지정기준과 관리대책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거점병원을 운영할때부터 이미 거점병원의 반발과 혼선은 예정돼 있었다는 것이다.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은 16일 성명서를 통해 "격리시설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병원을 치료거점병원으로 지정하고 이제와서 수준미달이라며 이를 취소하는 것이 맞는 정책이냐"며 "우리나라 공공의료정책의 비극적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건노조는 거점병원에서 감염환자가 발생한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신종플루 거점병원을 지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정책에 허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노조는 "무조건적으로 거점병원을 지정하면서 서울대병원이 이를 거부했다가 뒤늦게 참여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대다수 병원들은 준비도 없이 컨테이너를 설치하는 등 미봉책을 세우는데 급급했던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급기야 신종플루 거점병원들은 원장단 회의를 갖고 정부를 성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현재 거점병원에 대한 지정기준과 관리대책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복지부 발표에서도 이같은 사실이 절실히 드러났다는 것.
보건노조는 "일반환자와 함께 진료하는 거점병원 중 23개소가 향후 별도로 진료실을 운영할 계획이 없다고 했고 내과, 소아과 전문의가 아예 없는 곳도 3곳이나 됐다"며 "거점병원에 대한 지정기준과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환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서라도 거점병원 지정기준과 관리감독에 대한 설명을 해야할 것"이라며 "또한 현재 거점병원들이 어떠한 상태에 있는지도 상세히 밝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보건노조는 공공의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역거점병원, 공공병원이 부족했던 것이 이러한 사태의 발단이라는 것이다.
보건노조는 "해가 거듭될수록 사스, 신종플루처럼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하며 국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지역거점병원을 지정해 공공의료를 확충해 가야 이를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전혜숙 의원이 발의한 '지역거점병원 지정 및 지정에 관한 법률' 등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평소에 공공의료서비스를 갖춰놓는것 만이 국가재난상황에 대비하는 현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