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문계열인 외국어고 재학생 상당수가 비 어문계열, 그 중에서도 의대 진학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국제 과학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학생 10명 중 3명도 의대에 진학한 것으로 조사돼 의사의 인기를 실감케하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이상민이 9일 공개한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수학, 물리, 화학, 생물 등 각종 국제 과학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학생은 총 163명이었다.
이중 대학에 진학한 118명 가운데 의대 진학생이 39명으로 33%를 차지했다.
연도별로는 2004년 25명 중 7명(28%), 2005년 22명 중 5명(22.7%), 2006년 26명 중 10명(38.5%), 2007년 25명 중 7명(28%) 이었고, 2008년에는 20명 중 50%인 10명이 의대에 진학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상민 의원은 “국제 과학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학생은 세계적으로 과학능력을 인정받은 우수한 재원임에도 불구하고 이공계가 아닌 의대로 진학하는 것은 과학기술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춘진 의원도 9일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전국 30개 외국어고 학생 28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 결과 외고 재학생 중 상당수는 고등학교 설립 취지와 다른 의학계열 등으로 진학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었다.
외고 재학생 중 11%는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 계열이 의학, 공학, 자연과학계열이었으며 절반 가량인 4.2%는 의학계열 진학을 원한다고 답변했다.
김춘진 의원은 “외국어고는 특수목적고에 해당하지만 이제 본래의 설립목적을 상실했고, 더 이상 외국어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 명문대 진학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만큼 특목고 지정을 해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