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의약품 도매업체의 난립이 리베이트 근절을 포함한 국내 의약품 유통 선진화를 가로막고 있어, 도매의 대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노력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고은지 책임연구원은 오늘(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한 금요조찬세미나에서 '의약품 유통체계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고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유통시장은 과다한 제약업체와 영세 도매업체 난립으로 인한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해 ▲물류 비용 급증, ▲비정상적인 가격 시장 형성, ▲변칙적인 의약품 거래 발생, ▲고가처방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1200여개의 등록된 도매업체 중에서 약 90%가 100억원 이하의 영세업체들로, 이들간의 경쟁과열은 각종 리베이트 등 판촉활동의 강화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고 연구원은 "국내 의약품 유통구조의 선진화를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도매업체의 영세성"이라면서 "도매의 대형화 및 도매 기능의 고도화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 노력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도매 TOP3 비율이 92%, 일본은 62%에 이르는 데 한국은 23%에 불과하다. 도매 유통 비중에서도 미국 87%, 일본 93%에 비해 한국은 58%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고 연구원은 "국내 도매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업체간 업무, 자본 제휴, 자회사화,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연구원은 또 이날 세미나에서 국내 제약기업들은 매출원가가 49.6%에 이르러 미국의 24.3%, 일본의 25.3%보다 월등히 높은데, 매출 원가의 10~25%가 리베이트에 지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약품 유통관련 불공정 거래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제약회사뿐 아니라 리베이트를 수수하는 의료인에 대한 조사도 병행해 적발시 엄격히 처벌받도록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