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역의 한 보건의료원 원장이 공공의료기관에 종사하면서 느끼는 공공의료에 대한 현실과 문제점, 그리고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문정주 연천군 보건의료원장은 최근 기독청년의료인회(회장 박봉희)에서 열린 '공공의료 강화 정책의 전망과 현실'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대중의 참여가 건강한 공공의료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문 원장은 "공공병원이라 할지라도 수익성을 강조하고는 점에서는 민간 기관가 다르지 않다"며 "실력없고 능력없어서 공공병원에 있다는 사회통념은 공공병원의사를 잘 봐줘야 '욕심없는 의사' 정도로 인정해 줄 뿐이다"고 말했다.
문 원장에 따르면 공공병원은 의사결정구조가 합리적이지 않을 뿐더러 공공기관 종사자로서의 윤리, 가치관에 대한 교육이 없어 조직 내부에 공익적 가치가 뚜렷이 공유되지 않고 있다.
또한 대학병원 의사나 고위 공무원은 해외 유학이나 승진 등 다양한 기회를 갖게되지만 공공병원 의사는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와 기회가 적다.
공공병원 관리자로서는 병원관리에 대한 평가가 공공기관임에도 수익성이 최고의 평가잣대이며 공공병원의 공익성에 따르는 재정 손실을 보상해 주는 기전이 없어, 저소득층을 배려할수록 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다. 공공병원의 고위관리자가 정작 병원 전문 능력과 무관하게 임명되는 경우도 문제다.
이에 문정주 원장은 "이러한 공공 보건의료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공공병원에 일관된 운영 관리 원칙이 적용할 법적 근거와 행정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공병원에 기관 기능과 업무 목표를 부여하고 이에 대한 감시 평가 체계를 수립하고 공공병원이 필수 의료 범위의 진료 표준을 제시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윤리 강령 제정, 진료 지침과 표준을 심의 개발하는 위원회 설립, 공공병원 진료비 지불 지불 제도에 표준진료관련 사항 개발이 필요하다.
의료진에 대해서는 공공병원에 적용할 보수 체계 모델을 개발하고 다양한 연수교육, 민주적 의사 소통이 가능하도록 기제를 만들어야 한다.
문 원장은 "그러나 이런 기제를 확보하더라도 공공의료 확충이 단순히 의료관료 숫자 늘리기 또는 수준 낮은 자선병원 늘리기가 되지 않고 의료 이용의 형평을 향상시키고 의료 시장의 보안관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공공 의료체계에 일반 대중의 참여가 반드시 수용되야 한다"고 말했다.
문 원장은 "일반 대중이 공공기관의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해 공공의료체계의 관료화를 견제하고 중앙 또는 지역사회의 편향적 영향력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