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김덕진 회장은 의료인력 수가차등제가 개정됨에 따라 가격 경쟁시대가 아닌 의료의 질 경쟁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덕진 회장은 13일 협회 추계 학술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정된 요양병원 수가가 내년부터 시행되면 하위 10~15%가 퇴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보건복지가족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한 요양병원 의사, 간호인력 수가차등제는 적정 의료인력을 갖춘 요양병원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입원료 수가를 대폭 가산하되, 그렇지 못한 기관에 대해서는 감산 폭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김 회장은 “인력과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진료비를 할인하는 방식으로 환자들을 유치해온 요양병원은 수가 개편으로 더 이상 경영을 이어갈 수 없고, 서비스 질을 보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내년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의료의 질 경쟁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회장은 앞으로 요양병원이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기 위해서는 서비스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그간 이렇다할 진입장벽이 없다보니 요양병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진료비 할인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면서 “그러다보니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아온 게 사실이다. 협회 차원의 보수교육을 강화한 것도 존경받는 요양기관 상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회장은 “요양병원 개정 수가가 시행되면 어느 정도 진입장벽이 될 수 있고, 문을 닫는 요양병원도 증가할 것”이라면서 “이미 전체 요양기관이 760개에서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정체돼 있는데 구조조정의 신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의사, 간호인력 차등수가가 강화됨에 따라 향후 의료인 구인난이 심화될 우려도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의사, 간호인력 차등수가제에서 상위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인력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간호사를 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서울의 대형병원 수준으로 연봉을 준다고 해도 지원자가 없어 인력난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의 2주기 요양병원 입원 적정성평가와 관련, 평가도구를 재고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심평원이 요양병원 적정성평가를 하려면 객관적인 평가도구를 활용해야 하는데 수차례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복지부가 요양병원 인력, 시설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작업을 하고 있는데 병원계와 사전협의 없이 무리하게 일방통행하고 있다”면서 “국민과 요양병원이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려면 이런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한편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김덕진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회원병원이 과거 100여개에서 280여개로 크게 증가해 협회의 입지와 위상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