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용 전신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오남용하면 급성 C형간염이 발병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천의대 내과학교실 정영길 교수팀은 대한소화기학회지 최신호 증례보고에서 이같이 말했다.
프로포폴은 전신마취의 유도와 유지에 흔히 사용되는 정맥마취제로, 간단한 외과적 시술과 수면내시경에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취급부주의와 관리 소홀에 따른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오남용에 따른 중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가천의대 길병원에서 프로포폴 오남용과 약물 의존이 의심되는 집단에서 발병한 급성 C형간염 11례를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모두 28세 전후의 젊은 여성들로 심한 피로감과 무기력증 등을 호소했다. 내원 전 인근 성형외과와 피부과에서 잦은 성형수술을 받거나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맞은 병력이 확인되었다.
내원시, 생화학적 검사상 HBsAg 음성, Anti-HBs 양성, Anti-HAV IgM 음성, HCV 양성(5명), 혹은 음성(6명)으로 나타났다. 모든 환자에서 HCV RNA가 검출되었다. 또 모든 환자의 HCV 유전자형은 Ib였다.
연구팀은 "이번 사례는 프로포폴 오남용 및 약물의존 집단에서 급성 C형간염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며 프로포폴을 사용하는 의료인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일반인들의 약물에 대한 상습적 접근 차단책 마련을 주문했다.
한편 경찰은 일부 연예인과 의료 종사자, 우울증 환자 등이 피로 회복 등의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남용하면서 중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며 마약류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