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자들의 권리가 신장되면서 의료소송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설명의무 위반을 문제삼는 판결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간학회 보험위원회는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간질환과 관련한 판결문을 수집하고 분석해 '간질환 관련 판결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심 소송 중 병원, 의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소송은 총 86건에 달했다. 특히 이 중 50%에 해당하는 소송은 대학병원을 상대로 제기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타 질환에 대한 치료 중 발생한 패혈증을 비롯, 패혈증에서 발생된 간부전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간학회의 분석이다.
과거와 달리 1심에 불복해 항소를 하는 환자들도 많아지는 추세였다. 지난 2001년에는 1심이 143건, 2심이 25건에 불과했지만 2005년에는 1심 160건, 2심이 54건으로 크게 늘었다.
간학회는 "2006년부터 접수된 소송의 경우 아직 판결에 이르지 않아 다소 감소한 것처럼 착시현상을 보이지만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로 분석된다"고 풀이했다.
소송결과는 의료진의 승소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의료진간의 다툼을 제외한 56건의 소송 중 절반이 넘는 30건의 소송에서 의료진이 승소한 것.
나머지의 경우도 원고 일부 승소판결로 의료진의 책임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송에서 의사가 일부 패소한 경우는 주로 설명의무 위반이 많았다. 또한 주의의무 위반도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이 간학회의 조사결과다.
따라서 소송을 미연에 막고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환자 및 보호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고 이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
아울러 간염 등의 경우 의학적으로 피할 수 없는 경우라고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존중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근거를 남겨야 한다고 간학회는 조언했다.
간학회 한태호 보험위원장은 "최근의 판결을 보면 의료기관에서 최선의 진료를 했는가, 또한 환자에게 맞는 진료를 했는가가가 중요한 판단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아울러 환자의 상태가 변화함에 따른 부작용 및 결과를 예견하고 설명할 것을 요구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한번의 설명만으로는 소송에서 충분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며 "질병의 경과에 따른 변화를 환자 및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이를 근거로 남겨야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패소를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