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에 이어 23일 오전 9시부터 영유아(6개월 이상 36개월 미만)를 대상으로 시작된 신종플루접종 사전예약은 우려했던 것에 비해 순조롭게 진행됐다.
23일 개원가에 따르면 환자들이 직접 온라인에서 신청하면 의료기관이 승인해주는 방식을 택하면서 예약에서의 혼란이 많이 줄었다.
다만, 앞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의료기관 80명은 예약을 잡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원수 제한으로 접종가능 예약일이 뒤로 밀리는 현상은 여전히 반복됐다.
"보호자가 직접 예약, 병원은 승인만 할께요"
지난 사전예약 과정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뤘던 개원의들은 대부분 기예약을 일체 받지 않고 환자가 인터넷에 예약하면 이를 승인해주는 방식을 적극 권하면서 상당수 환자 민원을 해결했다.
만약 기예약 환자 리스트가 있는 의료기관들은 사전에 전화를 걸어 직접 예약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등 환자민원의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경기도 A소아청소년과 김모 원장은 "영유아를 둔 보호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인터넷을 통해 접수 신청해줄 것을 부탁한 덕분인지 오늘 오전에는 큰 혼란없이 예약이 진행됐다"며 "직원들이 매일같이 전화를 걸어 설명하느라 고생했지만 문제점이 확연히 줄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약을 승인하면서도 거듭 날짜를 확인하고 변동사항이 없는지에 대해 반복 확인했다"며 "차후에 빠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남 B이비인후과 홍모 원장은 "지역 특성상 맞벌이 부부가 많기 때문에 대리예약이 불가피해서 어쩔 수 없이 전담직원을 한명 두고 기예약을 처리했다"며 "이후 전화접수 또한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예약을 완료하는 식으로 접수받았다"고 했다.
"왜 80명 안됐는데 또 마감?"
오늘 사전예약과정에서 개원의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갸우뚱했다. 현재 예약이 50명이 채 안된 상황에서 내달 7일 예약을 했지만 예약일자는 12월 말경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C소아청소년과 이모 원장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 다들 아침부터 진료를 뒤로하고 백신접종 예약을 우선 해결하고 보자는 분위기였다"며 "오전에는 예약에 문제가 없었지만 오후로 넘어가면서 이미 첫날 접종일 예약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워낙 환자 수요가 몰리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의사협회에서 질병관리본부에 문제점을 지적, 대책을 제시해 크게 기대했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해결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애초에 프로그램을 만들 때 제대로 만들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부작용 사례 있던데 괜찮나?" 환자 문의 잇따라
최근 신종플루 백신접종 후 팔, 다리가 마비되는 부작용 사례가 발견됨에 따라 영유아를 둔 보호자들의 문의전화는 여전히 많았다.
최근 신종플루 백신을 맞은 16세 학생이 팔과 다리에 근무력 및 마비증상을 호소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영유아를 둔 보호자들은 백신 부작용에 대해 우려가 불거진 것.
서울 D소아과의원 김모 원장은 "오전까지는 전산상의 문제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문의전화는 여전히 잇따르고 있어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전담직원을 배치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백신 안전성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아예 이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메뉴얼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환자들에게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고 백신수급에는 문제가 없는지 혹시나 뒤로 밀리는 것은 아닌지 염려하는 이들이 많다"며 "전산상의 문제는 없지만 전화문의로 바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