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피부과 이모 원장은 얼마전부터 직원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앞서 피부관리사자격증 제도가 시작된 이후 일부 직원들에게 자격증을 취득하라고 한 게 화근이었다. 이를 취득한 직원들 중 대부분은 다른 의료기관으로 옮겨갔다.
최근 지원 복지 차원에서 교육지원에 적극적이었던 개원의들이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해 중단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교육을 받은 직원들이 몸값을 올려 다른 의료기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 결국 해당 직원을 믿고 교육비의 일부를 지원했던 개원의는 남 좋은 일만 시킨 셈이 되는 것이다.
이 원장은 "믿음직스럽고 성실했던 직원이라 별도로 교육비까지 지원하며 교육까지 시켰는데 나간다고 하니 정말 황당했다"며 "이럴 바에야 교육지원은 추천할 만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강남의 B성형외과 박모 원장 또한 이 원장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박 원장은 직원들에게 해외환자 유치를 대비해 관련 교육을 받도록 하면서 교육비의 일부를 지원한 것은 물론, 진료시간 중이라도 교육이 있다면 시간을 빼주기까지 했다. 의료관광 시장이 더 열리기 전에 준비해두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해당 과정을 마친 직원들은 몇 달후 갑자기 사직서를 제출했다. 박 원장은 일단 직원을 잡았지만 "다른 곳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와서 옮기게 됐다"는 말을 남기고 결국 그만뒀다.
박 원장은 "교육비까지 지원했는데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얘기에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그 직원은 자신의 능력에 맞는 높은 몸값을 요구했지만 수용할 수 없는 액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씁쓸한 경험을 했다"며 "현재 직원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것 보다 이미 해당 교육을 받은 사람을 고용하는 게 낫다고 결론내렸다"고 덧붙였다.
최근 비급여 진료과목의 개원의들 중에는 직원 복지차원에서 혹은 의료기관의 서비스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이를 적극 도입하는 경향인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사례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모 피부과네트워크 이모 대표원장은 "병원을 경영하는 개원의 입장에서 당장 진료에 필요한 교육이나 서비스 교육은 긍정적이지만 자격증 관련 교육은 직원을 나가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이를 잘 조절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네트워크 관계자는 "나 또한 비슷한 경험이 있어 이후로는 교육과정이 끝나고 얼마동안 일을 해야한다는 것을 전제로 교육비를 지원하거나 이를 허용해주는 식으로 하고 있다"며 "이렇게 하면 일단은 자격증 취득 혹은 교육과정 이수 즉시 빠져나가는 직원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