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비 절감을 조건으로 내년도 수가인상률 1.4%를 보장받은 병원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27일 병원계에 따르면 이번 건정심 결과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건정심을 통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내년 수가가 1.4%가 인상된다. 이는 건보공단이 수가협상 당시 최종 제시했던 1.2%보다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병원계는 약제비 절감 조건에 주목하고 있다.
약제비 절감 조건은 의사협회가 건정심 제도개선소위에서 먼저 내놓은 안으로 병원협회는 이날 건정심에서 반대의견을 고수했으나 공익측이 1% 미만의 페널티안으로 압박해 결국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에 병·의원이 절감해야 하는 약제비 총 규모는 4000억원으로 병원의 진료비 점유율을 고려하면 2224억원이 병원계의 몫이다. 이는 병원에 대한 수가인상으로 인해 투입되는 재정인 1275억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병원협회가 개별병원의 약제비 절감을 강제화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약제비 절감 조건은 결국 '독사과'가 될 것이라는게 병원계의 판단이다.
한 병원장은 "약제비 절감의 책임을 수가협상과 연계해 병원계에 전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건정심에서 병원협회가 수용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건정심에서 자동화검사에 대한 상대가치점수가 대폭 인하된 점도, 병원계는 불만을 토로하는 한 배경이 되고 있다.
한편 병원협회는 오늘(27일) 수가계약 제도 개선을 위한 비대위를 통해 건정심 결정 사항에 대해 보고를 받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