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대형병원이 수가인상분을 활용해 흉부외과, 외과 전공의들의 월급을 파격적으로 인상하면서 수련병원별로 연봉이 6천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협 등은 월급인상 등 단기처방 보다는 수련표준화가 우선시 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같은 차이를 메꿀 방법은 전무하다는 점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원용 회장은 30일 "지금도 수련병원별로 급여차이가 2배에 달해 양극화가 심한 실정"이라며 "여기다 일부 대형병원들이 월급을 파격적으로 인상하면서 근무조건에 더 큰 간극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전협이 최근 회원병원 전공의들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전공의들의 평균 연봉은 4986만원이다.
여기에 삼성서울병원이 발표한 흉부외과 전공의 월급인상액인 3600만원을 더할 경우 총 8586만원에 달하는 고액이 된다.
서울아산병원도 마찬가지. 현재 아산병원 전공의들은 4753만원을 받고 있으니 인상분 3600만원을 합칠 경우 연봉이 8353만원으로 크게 오른다.
하지만 전공의 연봉이 가장 낮은 A병원은 2513만원에 불과한 상황. 삼성서울병원과 비교하면 무려 6073만원이 차이가 난다. 당직비 등의 인상분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삼성서울병원의 전공의들이 A병원에 비해 무려 500만원이 월급을 더 받는다는 얘기다.
특히 이 병원은 아직까지 수가인상과 관련한 전공의 수급책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이같은 격차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은 현재 200만원씩 월급을 상향하기로 결정한 상황.
따라서 인상분인 2400만원을 현재 평균연봉에 합산할 경우 삼성서울병원 외과 전공의들은 7386만의 연봉을 받게 된다.
사실상 A병원과 단순 비교해도 4872만원이 차이가 난다. 무려 한달에 400만원의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다.
일부 수련병원들도 이같은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렇게 연봉차가 벌어져 버리면 정상적인 수련은 물론, 전공의 수급 자체가 힘들어 진다는 것이다.
B대학병원의 흉부외과 교수는 "100만원 정도 월급을 올려줄려고 하고 있는데 다른 병원들은 300~400만원을 얘기하고 있으니 티도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결국 이렇게 상황이 흘러가면 결국 수가인상 초기에 터져나왔던 양극화 문제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대전협도 이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월급인상도 분명 중요하지만 수련표준화가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대전협 이원용 회장은 "병원별로 수련환경과 급여차가 벌어지게 되면 결국 수련의 질도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며 "지금 즉시 전공의 정원책정과 급여차이, 양극화에 대한 전향적인 정책을 고민하지 않으면 기피과 지원정책은 반짝 정책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월급 인상도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병원별 급여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이 없으면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수련표준화를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