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과정에서 아무런 과실이 발견되지 않았다 해도 수술의 장단점을 충분히 설명했다는 증거가 없다면 의사는 수술 후 나타난 부작용에 대해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15부는 최근 라식수술 후 양안 원추각막 및 복성근시성난시가 나타난 환자가 의사의 과실을 물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환자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손해배상금액은 위자료에 한정하는 등 의사의 책임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설명의무 위반 책임을 극히 줄여 사실상 의사의 승소로 보는 시각도 있다.
13일 판결문에 따르면 환자 A씨는 지난 2000년 B안과에서 라식수술을 받았지만 2003년부터 시력이 저하되기 시작해 원추각막 및 복성근시성난시 진단을 받았다.
그러자 A씨는 B안과의 의사가 자신이 라식수술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수술을 강행해 원추각막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의사의 과실을 묻기 시작한 것.
이에 대해 재판부는 "원추각막이 라식수술의 중요 부작용이기는 하나 각막의 절삭은 기계가 하는 것으로 의사가 각막을 과도하게 절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주장은 이유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을 게을리 한데 대해서는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원추각막이 발생의 빈도가 매우 낮기는 하지만 환자에게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또한 시력교정수술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수술과 다르므로 환자의 선택권이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도 환자를 치료할때 다른 경우보다 좁은 부위에 레이저를 조사했는데 이는 각막이 얇아지는 경우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수술의 장단점을 충분히 설명해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을 게을리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설명의무로 인한 책임은 시술과정에 일어난 과실과 동일시 해서는 곤란하다는 판시를 내놨다.
재판부는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은 분명 져야 하지만 이러한 책임이 침습과정에서의 과실과 동일시 될 수는 없다"며 "의사의 책임은 환자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정도가 타당하다"고 판결하고, 위자료 2000만원을 배상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