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급여비가 매년 급증하는 데에는, 수가인상보다 환자에 대한 진료량 증가가 더 큰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정형선 교수(보건행정학과)는 19일 열린 건보공단 조찬세미나에서 '중장기재정전망과 정책과제'를 통해 최근의 건보급여비 증가에 따른 기여도 분석결과를 소개했다.
정 교수가 분석한 2003~2008년 자료를 보면, 매년 건보급여비 급증에는 환자 1인에 대한 진료량 증가세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표 참고)
진료를 받는 수급권자의 수는 매년 1% 미만의 증가세 보이고 있는 반면, 1인 진료량 증가량은 적게는 4%에서 많게는 12%까지 요동치고 있다. 특히 1인 진료량 증가의 주 요인은 내원일수의 증가가 아니라 진료강도에 있었다
같은 기간 수가 인상률은 3%, 3%, 3.5%, 2.3% 증가해 1인 진료량 증가세에 비할바가 못 됐다.
정 교수는 "진료량의 증가 특히, 진료강도의 증가가 수가인상을 압도했다"고 분석했다. 수가인상을 억제하는 것만으로는 진료비 증가세를 막을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에 정 교수는 건강보험 진료비 총액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유형별(요양기관 종별, 입원/외래/의약품별) 적정 건강진료비 수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건강보험 진료비에 대한 유형별 총액계약 방식도 순차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유형별로 총액을 계약하고 행위별수가제, DRG 등에 따라 개별 공급자에게 배분하는 구조가 도입돼야 한다"면서 "지불방식 논의를 위한 기구를 구성해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아울러 약제비 절감을 위해서는 처방권자의 비용의식 제고와 참조가격제의 활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약제비 절감액의 수가인상 반영 과정은 처방권자의 비용의식 제고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