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가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저가구매 인센티브제에 반발, 대형병원 의약품 입찰을 포기하는 집단 보이콧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한 대표 도매상은 이 제도에 불만을 품고, 병원 입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파장이 우려된다.
먼저 이같은 조짐은 지난 8일 서울대병원이 2514개의 의약품 공개입찰에서 모든 품목이 유찰되면서 시작됐다.
하루 지난 9일에는 영남대병원의 1972품목 모두가 입찰에 실패했다.
이유는 병원이 제시한 금액을 도저히 맞출수 없다고 판단한 도매업체들이 입찰을 사실상 포기했기 때문이다.
국내 도매업체들은 "병원측과 도저히 금액을 맞출 수 없었다"며 "만약 예전처럼 거래처 확보를 위해 헐값에 낙찰을 받고, 그 여파로 큰 폭으로 약값이 떨어진다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 될 것"이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국내 대표 도매상 개성약품은 저가구매 인센티브 시행에 반발, 병원 입찰에 나서지 않겠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개성약품 백광렬 전무는 "저가구매제가 시행되는 10월부터는 의약품 공급을 포기하겠다"며 "이유는 10월 이후 벌어질 끔찍한 상황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 전무는 "개성이 그동안 몇 백 억원씩 손해를 보며 입찰에 나섰지만, 이제는 전 병원의 입찰을 포기하기로 했다"며 "이 제도가 도입되면 병원 입찰에 모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도매상은 작년 3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상위 10대 도매 업체다.
병원측은 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에 당혹스런 눈치다.
1차 입찰에 실패한 한 병원 관계자는 "우선 기존 업체들과 재계약을 타진해 보고 안되면 다음주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낙관적이지 않다"며 "저가구매 인센티브제가 이러한 부작용이 있을줄 생각하지 못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