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도입하고, 건강보험료 징수율을 높인다고 건강보험 재정 위기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
건강보험 재정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건보공단의 비상경영 선포가 공단 내부 갈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건보공단의 양대 노조인 공공서비스노조 전국사회보험지부와 직장노동조합은 건강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은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공단 경영진이 건보재정 위기에 맞서 노동자 옥죄기가 아닌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 등 근본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건강보험 목표징수율을 97.7%에서 98.2%로 올리고, 경영효율화로 5천억원을 절감하는 식의 비상경영으로는 건강보험 재정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공서비스노조 이상무 위원장은 "공단이 건강보험 적자를 노동자를 쥐어짜서 해결할 수 있는 양 말하고 있다"면서 "재정위기의 원인은 의료수가 인상, 고령화 사회, 보장성 확대, 진료행위 증가, 차상위계층 건보전환, 부당청구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차상위계층에 대한 의료비 국가부담, 건강보험 국고지원금 납부, 약제비 절감방안 추진 등의 정부의 대책을 묻는 요구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건강보험 지불제도와 같이 진료비 증가를 유발하는 제도의 변화에 정부와 공단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지난 17일 정형근 이사장의 '2012년 총액계약제 시행'에 힘을 밀어 실어주는 모양새로도 비춰지는 부분이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의료전달체계의 훼손을 막기 위한 병상총량제를 실시하고, 행위별 수가제를 총액예산제나 포괄수가제로 개편해야 재정적자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무 위원장은 "정부와 공단이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행위별수가제 개편 요구와 부당청구를 막기 위해 공단에 요양기관 실사권을 달라는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면서 "진료비 지불체계와 요양기관 실사권 부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차상위계층에 대한 즉각적인 국가부담, 미지급된 4조2천억원의 국고지원의 즉각 지급, 약제비 절감방안 추진지연 진상규명, 진료비지출구조 변경에 대한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을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