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송명근(흉부외과) 교수가 자신이 개발한 CARVAR 수술법에 대한 정부 차원의 안전성, 유효성 검증 절차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 의사들을 대상으로 수술 시연을 계속하자 부적절한 행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는 7일부터 10일까지 해외 흉부외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Cardiac Valve Repair Academy’를 개최한다.
이번 CARVAR 아카데미 참가자는 인도, 대만, 중국,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흉부외과 의사 6명이다.
송 교수는 이번 아카데미에서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 성형술(CARVAR) 수술에 대한 이론 강의를 포함해 돼지 심장 실습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6차례의 CARVAR 수술 참관 및 최신 영상의학기술을 이용한 진단과 관찰 등 판막 성형술에 대한 종합적인 교육을 한다.
송 교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6월과 11월에도 3차, 4차 아카데미를 진행할 예정이다.
송 교수는 2008년 11월 대만 흉부외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1차 아카데미를 연 바 있다.
건국대병원은 “이번 CARVAR 아카데미는 해외 흉부외과외사들에게 CARVAR 수술법의 원리와 치료 효과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송 교수가 1차 아카데미를 열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보건복지가족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해 5월 송 교수의 CARVAR 수술에 대해 안전성·유효성 평가연구를 하는 것을 전제로 조건부 비급여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심평원 산하 CARVAR 비급여 관리 실무위원회가 구성됐고, 현재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CARVAR 수술에 대한 평가연구를 진행중이다.
다시 말해 송 교수 스스로 CARVAR 수술 사망률이 0%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가의 검증이 완료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최근 보건의료연구원은 송 교수의 CARVAR 수술 결과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이상반응과 함께 사망률이 기존 시술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나자 수술 잠정중단을 복지부에 건의하기까지 했다.
여기에다 송 교수의 CARVAR 수술에 대한 전향적 임상연구는 조건부 비급여 결정이 내려진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연구계획서조차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CARVAR 수술에 대한 평가연구를 진행중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송 교수의 돌출 행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보건의료연구원 관계자는 6일 “송 교수 본인은 CARVAR 수술이 안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현재 평가연구가 진행중”이라면서 “이런 와중에 외국의 의사들을 초청해 수술을 홍보하는 것은 윤리적인 관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질타하고 나섰다.
보건의료연구원은 지난 1월 송 교수가 일간지 기자들을 초청해 CARVAR 설명회를 열려고 하자 자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고, 송 교수는 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한 차례 협조 공문을 보냈기 때문에 송 교수 스스로 이런 행동이 적절한지 판단해 자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CARVAR 수술 평가연구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행사가 복지부 고시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복지부나 심평원이 판단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심장학회 모 교수도 송 교수의 CARVAR 아카데미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모 교수는 “송 교수가 국내 의료진들에게도 수술시연에 참관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논란의 여지가 많아 상당수가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면서 “대외적인 활동을 자제하고 전향적 연구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