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중 7명은 야간이나 공휴일에 약국을 찾느라 불편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명중 9명은 소화제나, 진통제, 감기약 등 비처방약을 편의점이나 동네에서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최근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834명을 대상으로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에 관한 소비자인식 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약국 이용에 불편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이에 따른 대처법으로 '영업중인 약국을 찾아다닌다'는 응답이 37.6%, '가정상비약을 이용한다'는 응답이 27.8%에 이르렀다.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참는다'는 응답은 19.9%에 달해 소비자가 불편함을 고스란히 감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반영하듯, 국민들의 86.3%는 소화제나 진통제, 감기약을 편의점이나 동네슈퍼에서도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비처방약을 소매점에서 판매하면 구입하겠나'라는 질문에 42.3%가 '구입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44%는 '약국에서 구입 불가능하면 구입할 것'이라고 했다. '구입하지 않을 것'이란 응답은 13.2%에 불과했다.
편의점, 동네슈퍼에서 약을 구입하겠다는 소비자들은 '집에서 가까워서'(41.2%), '심야나 공휴일에도 약 구입이 용이해지므로'(39.8%), '가정 상비약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므로'(8.1%) 등을 이유로 꼽았다.
비처방약의 약국외 판매장소로 국민들의 80.3%는 편의점, 65.9%는 슈퍼마켓, 38.9%는 대형마트를 지목했다. 일반 소매점에서 다루어야 할 비처방약으로는 소화제(73.3%), 진통제(70.2%), 감기약(52.4%), 소독제(32.2%), 자양강장제(30.5%), 비타민·영양제(16.7%) 등을 꼽았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67.8%는 비처방약 구입 이유로 '가벼운 증상치료에는 병원보다 약국이 편리해서'라고 답했다.
또 비처방약을 구입할 때는 소비자들의 37.3%는 '평상시에 사용해오던 약을 구입한다'고 말했고, 77.3%는 '증상보다는 이미 알고 있던 상품명만으로 약을 구입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는 비처방약 구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반영된 것"이라며 "작년 6월부터 주요 감기약, 해열진통제 등 전체 비처방약의 약 90%를 일반소매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조치한 일본과 같이 안전성 및 유효성이 검증된 비처방약에 대해서는 소매점 판매를 단계적으로 허용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약품시장에도 경쟁체제를 도입해 약가인하를 유도하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의 폭을 넓혀 줄 수 있는 판매구조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