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쌍벌제 법제화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국내 상위제약사와 중소제약사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상위제약사들은 강력한 리베이트 근절책인 쌍벌제가 도입되면, 최근들어 부쩍 심해진 중소제약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행태를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8월 '리베이트-약가연동제' 시행 이후 정부당국이 상위사 위주로 감시를 강화한 탓에 중소사들의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해졌고, 이로 인해 상당부분 영업에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상위 A사 관계자는 25일 "같은 업종끼리 헐뜯는 거 같지만, 최근 중소사들의 공격적 영업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쌍벌제가 도입되면 받는 의사도 처벌되기 때문에 공격적 영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위 B사 마케팅 관계자도 "우리 회사가 정도 영업을 선언하고 저성장 국면에 빠졌지만, 이 정도까지 고전하는 것은 중소사들의 리베이트 영업이 한 몫했다고 봐야한다"며 "쌍벌제가 시행되면 어느정도 (떨어졌던) 매출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다.
실제 '빅5' 제약사들(원외처방 기준)은 작년 8월 이후 성장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동아제약은 작년 8월 전년동월대비 성장률이 40.1%이던 것이 올 3월 17.8%로 크게 줄었고, 종근당(41.4→24.9%), 한미약품(14.2→6.2%), 대웅제약(20.7→13.8%), 유한양행(7.6→2.1%) 등 4개사 역시 성장폭이 줄었다.
반면 중소제약사들은 걱정이 많다.
중소 C사 영업사원은 "리베이트-약가 연동제 이후 회의시간에 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하라는 지시를 분명히 받았다"며 "'가나톤' 제네릭 출시 당시에도 정부에서 난리를 쳤지만, 우리 회사는 오히려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토로했다.
이 영업사원은 "의사도 처벌받는 쌍벌제가 시행되면, 우리가 공격적으로 해도 의사들이 몸을 사려 서로 불편한 관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 D사 관계자도 "쌍벌제가 도입되면, 지금같은 영업은 힘들지 않겠느냐"며 최근 공격적 영업을 사실상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