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리베이트 쌍벌제 법안을 겸허히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대신 현 의료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의약분업 재평가와 정당한 수가 책정 카드를 내밀었다.
쌍벌제 이슈화 포기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신중론이 대세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의사협회는 1일 집행부-전국16개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에서 이같이 투쟁의 목표를 명확히 정했다.
쌍벌제 법안은 의사를 잠재적인 범죄 집단으로 보는 비이성적 폭거이기는 하지만 불법 리베이트 척결이 국민들의 요구이기 때문에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윤창겸 경기도의사회장은 "불벌 리베이트는 분명히 잘못된 사안"이라며 "무리해서 쌍벌제를 부각시킬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고민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핵심관계자는 "여론이 불법 리베이트에 대해 너무 부정적"이라며 "불법 리베이트가 횡횡하게 된 근본 원인인 의약분업, 저수가 등을 이슈로 잡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이유로도 불법 리베이트를 정당화할 수 없다. 따라서 쌍벌제를 이슈로 내세우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깝다는 회원들의 여론도 쌍벌제 수용 선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의사협회는 오는 13일 의협 회관 동아홀에서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대정부 요구사항을 채택하는 한편 대규모 집회 여부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대정부 요구사항은 쌍벌제 이슈가 불거진 이후 그동안 의료계가 리베이트의 근본 원인으로 제시한 △건강보험과 의료 공급의 지속을 위태롭게 하는 잘못된 의약분업 재평가 △약가를 인하하여 근본적인 건강보험재정안정화방안 마련 △정당한 건강보험 수가 책정을 통한 올바른 환자 진료 보장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6개 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가 채택한 대정부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의사협회는 13일 대규모 집회 여부 등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회원들의 반응이 대규모 집회에 대해 회의적이어서 성사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