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전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CD24가 폐암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예후인자라는 국내 의료진의 연구결과가 나와 표적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높아졌다.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정진행 교수, 이현주 전임의는 이 병원에서 수술 받은 267명의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CD24 단백 발현을 면역조직화학검사 기법으로 검출해 분석해 폐암 환자 87명(33%)에서 CD24 과발현이 있음을 밝혀냈다.
이는 편평세포암(23%) 보다 선암 환자(39%)에서 더 많이 발견돼 CD24는 선암과의 관련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이 주원인인 편평세포암과는 달리 선암은 흡연과 연관성이 적고, 전이가 잘 되어 예후가 더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D24가 폐암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인자임을 밝혀낸 것은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폐암의 새로운 표적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기 때문에 큰 의의가 있다.
표적치료제는 정상세포, 암세포 모두에 영향을 주는 항암제와 달리 정상세포를 보호하고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새로운 항암치료제다.
폐암 표적치료제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레사’는 폐암환자의 30%에서 EGFR이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된다는 것에 착안하여 개발된 것이다. CD24 단백 또한 EGFR 유전자 돌연변이처럼 폐암의 진행에 관여함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표적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진행 교수는 “최근 폐암의 가장 흔한 유형인 선암에서, 암의 진행이 심한 단계일수록 CD24 단백 발현이 많았다”고 밝혔다.
세계폐암학회와 흉부종양학회지 편집진은 “정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치료가 까다로운 선암환자나 전신상태가 나쁜 말기 폐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CD24 표적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폐암학회의 공식학회지인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5월호에 게재되었고 이달의 중요 논문으로 선정돼 미국 언론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