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제약사가 불특정 다수의 개원의들의 개인통장에 돈을 입금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공정위에 신고당할 위기에 처했다.
전국의사총연합 노환규 대표는 28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수의 개원의들로부터 H제약사가 개인 통장에 돈을 입금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현재 이와 관련해 통장사본, 해당 개원의들의 증언 등 증거자료를 확보한 상태로 오는 31일 공정위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제약사 측은 학회나 세미나에서 강의한 것에 대한 강사료 명목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돈을 받은 개원의 중에는 학회 강의와 무관한 것은 물론 해당 제약사의 약을 처방하고 있지 않다는 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불법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최근 공정위가 음성적 리베이트를 방지하겠다며 지속적인 시장감시를 하겠다고 밝힌 상황으로 공정위 조사를 통해 사실여부가 확인되면 H제약사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H제약사가 아무런 이유없이 개인통장에 돈을 입금했다는 개원의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어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될 전망이다.
노 대표는 "증언을 한 개원의 중에는 심지어 H제약사 약을 처방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며 "공정위가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해당 제약사가 임의로 상당수 개원의들의 통장에 50만원 상당의 돈을 입금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통장에 입금됐다고 밝힌 모 개원의는 "최근 들어 H제약사 약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통장에 돈이 입금돼 있어 해당 제약사에 전화해 물었더니 강사료 명목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합법적인 것이니 받아도 된다고 하더라"며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 즉각 되돌려줬다"고 했다.
그는 이어 "H제약사가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시기적으로 굉장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의사들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냐. 이를 계기로 확실히 문제 제기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모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이는 H제약사를 심각한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H제약사 측은 지난 3월 소그룹 세미나에서 개량신약 처방경험을 발표한 의사들을 대상으로 강사료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며 해명했다.
H제약사 관계자는 "개원의 계좌에 돈을 입금한 것은 강사료를 지급한 것일 뿐"이라며 "이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작업을 위해 지난 3월에 세미나 실시후 한달간 확인절차를 밟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류가 발생, 강사료 지급대상이 아닌 개원의들이 받게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H제약사는 일단 강사료 지급건에 대해 검증작업을 다시 시작했으며 만약, 공정위 측에서 조사를 한다고 해도 근거자료가 모두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900여명에 달하는 영업사원을 모두 컨트롤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어떤 제약사가 요즘같은 상황에서 온라인 계좌이체라는 눈에 보이는 방법으로 리베이트를 하겠느냐,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