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공의 중 상당수가 인턴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약 폐지한다면 대안으로는 PA를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최근 회원 1천명을 대상으로 인턴제도 등 수련환경 전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메디칼타임즈가 입수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상당수 전공의들은 인턴제도의 문제점에 공감하면서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었다.
인턴제도를 폐지해야 하냐는 질문에 66%가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것.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34%에 불과했다.
유지해야 한다는 전공의들은 병원시스템과 의료사회의 분위기에 적응하는데 인턴제도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일부 전공의들은 학부때 성적을 역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인턴제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을 내놓은 전공의들은 인턴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술기 등은 2~3개월이면 충분히 배울 수 있으며 나머지는 잡무업무에 인턴이 동원되고 있는 만큼 폐지가 마땅하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폐지한다면 대안으로는 PA(Physician Assistant) 를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공의의 58%가 PA가 인턴제도 폐지의 대안이라고 답했으며 38%는 서브인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한 폐지방법으로는 상당수 전공의들이 인적 공백을 없애기 위해 우선 대학병원에서 인턴제도를 없앤 후 종합병원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향이 타당하다고 답했다.
특히 전공의들 중 대다수는 현재 수련에 임하고 있는 전공의수가 너무 많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의대에서 배출되는 의사수도 많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현재 배출되는 전공의수가 적정하냐는 질문에 75%가 '너무 많다'고 답한 것. 적정하다고 답한 전공의는 10%도 되지 않았다.
아울러 현재 의대생수는 적정하냐는 질문에도 무려 79%가 '너무 많다'는 응답을 내놔 배출되는 의사수에 대한 우려섞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수련환경에 대해서는 불만이 상당했다. 특히 휴일과 과도한 업무에 대한 문제들이 설문으로 드러났다.
근무시간에 대한 질문에 무려 41%가 10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휴일에 출근한다는 전공의도 67%에 달했다.
하루 수면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의(57%) 전공의들이 5시간에 불과하다고 답했고 70%가 업무량이 과다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최근 대한병원협회가 연 14일 휴가를 의무화하는 공문을 하달했음에도 29%의 전공의들이 아직 수련병원에 휴가에 대한 규정이 없다고 답해 문제를 더했다.
대전협 이원용 회장은 "상당수 전공의들이 과도한 업무에 치어 배움의 시간일 갖지 못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도 자신의 전공을 버리는 전문의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학회와 이에 대한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며 "수련제도 전반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이에 대한 개선방향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