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병리검사 수가를 인하한 것에 대해 병리과 학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병리과 개원의들도 심각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인하된 검사수가 중 가장 인하폭이 컸던 '생검'이 전체의 80%이상을 차지하는 개원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7일 개원가에 따르면 오는 7월, 수가인하안이 시행되면 40여개에 불과한 병리과 의원 중 상당수가 폐업 위기에 내몰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해로 개원한지 10년째인 A병리과의원 관계자는 "난리났다. 다들 모이기만 하면 병원 문 닫게 생겼다며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잘 유지해왔는데 이번 수가인하로 경영의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략 따져본 결과 적어도 기존 수익의 20%이상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경영에 문제가 없었다면 이번 수가인하를 감수하겠지만 겨우 유지해오던 상태에서 수가까지 대폭인하돼 더 이상의 병원 운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수가인하에 분노한 개원가는 병리과의원에 대한 존재의 중요성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또 다른 병리과 개원의는 "병리과 개원가는 동네의원의 검사를 모두 도맡고 있어 만약 우리가 없다면 동네의원에서는 검사를 위탁할 만한 곳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산부인과 수가도 심각한 수준이었지만 병리과도 만만치 않은데 이를 인하조치한 것은 병원 문을 닫으라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나마 낮은 수가를 더 깎으면 어쩌란 말이냐"며 "MRI, CT등 장비를 이용한 검사는 수십만원에 하면서 수시간이 소요되는 병리검사 수가는 1만원대로 내린 것은 너무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수가인하 이후 생검의 경우 1~3개시 2만 930원이었던 검사가 1만 8430원으로 깎이게 된다.
개원가 보다는 나은 상황이지만 병리수가 기관들도 울상이긴 마찬가지다. 일단 규모가 있는 수탁기관은 검사의 상당부분을 외주업체에 재위탁을 맡기는 비율이 높아 직격탄은 모면했지만 수가인하에 따른 파장은 상당할 것이라는 게 업체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SCL(서울의과학연구소)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상당히 당황스러워하고 있다"며 "가령 100만원 하던 검사가 75만원으로 깎였으니 수익이 약 20~25%정도 줄어드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했다.
반면 일부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다.
녹십자의료재단 관계자는 "병리학회 측과 같은 입장으로 피해규모까지는 아직 검토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고 삼광의료재단 측은 "수가인하에 대해 대책을 논의 중에 있으며 일단 추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