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각 대학병원 병리과 전공의들이 가칭 병리검사 수가인하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구성했다. 부산대병원 등 일부 병원 전공의들이 시작한 파업을 전국으로 확대할 것인지의 여부는 일단 보류하고, 추후에 결정키로 했다.
전국의 각 대학병원 병리과 전공의들이 병리검사 수가 인하에 대해 반발, 전국에서 모인 전공의 50여명이 8일 용산역 KTX회의실에 모여서 임시회의를 갖고 향후 구체적인 파업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전공의들은 공동위원장으로 가톨릭대병원 박순혁 전공의와 전북대병원 노상재 전공의를 각각 선출하고, 각 지역별로 대표자를 선출해 사안에 따라 행동을 함께 하기로 결의했다.
서울, 경기지역은 가톨릭대병원에서 충청지역 을지대병원, 대구경북지역 경북대병원, 전남지역 조선대병원, 전북지역 전북대병원, 부산지역 부산대병원 등 전공의가 각각 맡고 비상연락망을 가동키로 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전공의들은 처음 파업에 나선 부산대병원 전공의부터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세브란스, 서울삼성, 가톨릭대 등 빅5병원의 전공의들까지 모두 참석해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대책위 공동위원장으로 선출된 노상재 전공의는 "오늘 논의된 내용에 대해 학회 측에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회의를 마치는 데로 병리학회 비상총회로 이동하자"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전남대병원 전공의는 "우리가 싸워야할 궁극적인 대상은 건정심이지만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병리학회 등 교수님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힘을 실어줄 것을 요구해야하는 게 아니냐"며 "일단 학회 측에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파업이 결정되기에 앞서 병원별로 의견이 나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중앙대병원과 가톨릭대병원 전공의는 "교수들도 파업에 대해 어느정도 동의해준 상태로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지면 모두 참여할 분위기"라며 파업에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서울대병원과 구로병원 전공의는 "오늘 논의되는 것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여지를 뒀으며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는 "전공의 파업에 대해 교수진들은 반대하는 분위기로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용산역 회의실에 모인 전공의 50여명 전원은 오후 2시에 서울대병원에서 열릴 예정인 병리학회 주최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해 이같은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