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협회 이사장직에 업계 1세대 류덕희씨가 선출된 것과 관련, 업계는 '기대 반 아쉬움 반'의 표정을 지었다.
현장에는 류 이사장이 가진 오랜 경험 속의 지혜가 업계의 현안을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동시에 내심 개혁을 바라며 다른 적임자를 원했던 이들의 아쉬움이 공존했다.
한국제약협회는 지난 9일(어제) 임시총회를 열고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을 협회 이사장에 선출했다. 이 과정에서 관심을 모았던 윤석근 일성신약 사장과의 직접적인 투표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류 회장을 추대하자는 비대위 안이 근소한 차이(찬성 22표, 반대 21표, 기권 1표)로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임총에 참가한 한 상위제약사 CEO는 "오랜 세월동안 업계를 지켜온 류 이사장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약산업에 큰 힘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세상에는 의지만으로는 안되는 일이 많다. 연륜 속에 나오는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라며 류 이사장 선출을 환영했다.
다른 상위제약사 CEO도 "류 이사장의 경험과 지혜를 믿는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두고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많았다.
중소제약사 모 대표는 "내심 개혁을 원하는 세력들이 많아 기대를 해봤는데, 결과가 아쉽게 됐다"며 "이사사 대표들 의견도 찬성과 반대가 비슷했던 만큼 개혁의 필요성은 이미 여러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류 이사장도 이런 업계의 목소리를 감지해 업무를 진행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아쉬움을 애둘러 표현했다.
다른 중소제약사 대표도 "윤 사장이 비대위 활동에서 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자주보이며, (회장) 공백을 잘 메웠다"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윤석근 사장도 결과를 받아들이면서도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윤 사장은 "민주적인 방법으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승복한다"면서도 "이사장 경선을 원했던 것은 협회도 한번 변해보자는 의미였다"고 말해 내심 아쉬운 기색을 보였다.
한편, 지난 2월 어준선 전 제약협회장의 사퇴로 공석으로 남아있던 회장직은 예상대로 현 인제대 이경호 총장이 맡게 됐다. 이 회장은 7월부터 협회에 나와 업무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