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게스트롤'(암환자식욕촉진제)의 최근 성장세를 보고 있노라면, '청출어람'이란 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약은 제네릭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처방량 부문에서 오리지널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실제 의약품시장조사기 UBIST 자료를 보면, 이 약의 처방량은 오리지널인 '메게이스'를 작년 9월부터 앞지르기 시작했다. 같은해 11월 잠시 역전을 허용했지만, 이후로는 줄곧 1위를 고수중이다.
한마디로 제자가 스승을 뛰어넘은 셈이다.
"제네릭이 오리지널보다 의사들한테 많이 처방되고, 환자들이 원한다면 제네릭이 오리지널을 능가할 수 있다."
'메게스트롤'을 맡고 있는 김무신 PM의 소신이다.
그는 먼저 "(회사에서) 2006년 출시 당시 연간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바라보고 만든 큰 기대가 없었던 약물"이라고 했다.
하지만 올해는 연간 1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볼 정도로 회사의 대표품목으로 성장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 PM은 이같은 원인을 복용편의성 등 환자들의 니즈(needs)를 고려한 마케팅 전략이 주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오리지널을 단순 카피하는 일반적 제네릭과는 달리, 일선에서의 시장조사를 통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했다"며 "기존 포장단위인 병포장에서 파우치 포장을 추가했고, 맛과 향 등의 성상의 변화를 통해 기존 제품의 불만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우치 포장 추가는 처방량 증대에 획기적인 변화를 끌고 왔다는 평가다.
그는 "병포장은 로스(loss)율이 많아 환자들이 정확한 용량을 복용하기가 힘들었다"며 "파우치는 정확한 용량을 짜서 먹으면 되기 때문에 로스율을 제로로 만들었다.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유일의 생산과 판매 구조를 갖췄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도입신약은 외국에서부터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구조로, 다국적제약사에서 공급을 할 수 없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며 "실제 도입신약인 '메게이스'는 지난 2007년 두달 가량 약 공급이 끊겨 애 먹은 적이 있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어 "그 덕분인지 '메게스트롤'은 당시 큰 성장세를 거둘 수 있었다"며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파우치 생산과 판매를 겸할 수 있다는 점은 안정적인 약 공급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제네릭으로 성공 신화를 쓴 그에게도 아쉬움은 있었다. 바로 보험적용 문제다.
김 PM은 "메게스트롤에 대한 보험적용은 말기(3~4기) 전이성 암환자에게 제한되고 있다"며 "처방액의 30% 가량만 보험이 적용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하루빨리 초기 암환자부터 보험이 적용돼, 보다 많은 환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