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가 곧 산업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의료관광이 중심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200만 명의 해외환자 유치를 꿈꾸는 태국에 비하면 국내의 해외환자 유치 실적은 아직 걸음마 단계.
복지부, 한국관광공사 등 정부 차원에서 의료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부심인 가운데, 민간단체에서도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외국인 환자 유치 인프라가 잘 갖춰진 50개의 ‘명품 병원’을 선정, 인증하는 등 의료관광에 활성화 대책에 분주한 한국글로벌헬스케어협회를 찾아 의료관광 활성화 전략과 방향을 짚어봤다.
“처음 의료관광을 정부가 허용하고 지원책을 마련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후죽순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1년이 지나고 의료관광 유치 기관으로 등록을 한 상당수의 병원들이 아무런 실적을 내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홍민철 사무총장은 현재 국내 의료관광의 현실을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의욕만 앞섰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의료관광을 그저 돈 되는 사업인 냥 전략 없이 뛰어들면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의료관광이 미래에 국가의 매력적인 신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많은 준비와 계획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부 차원에서 할 일이 있고 민간단체에서 할 일이 따로 있습니다. 관이 선도해서 지시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죠. 정부 차원에서는 거시적인 안목에서 틀과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나머지는 민간단체의 몫입니다.”
한국글로벌헬스케어협회는 이런 민간 단체의 ‘몫’으로 남겨진 일을 위해 분주하다고 말했다. 환자 유치를 위해 해외 로드쇼 개최와 홍보, 해외 거점 병원 설립 활동을 하고 있다. 또 현지 에이전시와 연계, 해외 환자를 유치해 국내 의료 기관에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다. 최근 시행한 ‘명품 병원’ 인증도 그런 일련의 자구책 마련의 일환.
그는 ‘명품 병원’ 선정에 대해 “의료기관의 순위를 정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협회가 엄정한 절차에 따라 해외 환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기관을 선정해, 해외 환자에 연결해 주자는 것”이며 또 “협회가 보증하는 병원을 통해 해외에 의료 수준의 신뢰와 인지도를 높이자는 것이다”고 밝혔다.
홍민철 사무총장은 “CNN에 단발성으로 광고를 한다고 해서 한국의 의료관광이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다”며 현실적인 방향에서 해외환자를 늘려나갈 수 있는 방안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막연한 해외환자를 대상으로 하기보다, 실질적으로 유치 실적을 높을 수 있는 재외교포와 국내 거주 외국인을 타켓으로 선정,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재외교포의 입소문은 교포 사회에서 영향력이 커, 입소문 마케팅이 중요한 의료관광에서 가장 먼저 집중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
그는 국내 의료관광의 비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앞으로 3~4년 후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병원도 생길 것입니다. 이때가 되면 외국인 환자의 비율이 고정돼 있는 종합병원에 비해 1~2차 병원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새 기회가 될 것입니다. 10년 내에 세계에서 의료관광으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하지 못하면 끝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분투하겠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분명 비전이 있다 생각합니다.”
자비까지 털어 협회를 운영하는 등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 분투 중이지만 “누가 해도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일 뿐, 어떤 사명감이나 소명의식에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는 의료관광이 개원가에 희망이 되길 원한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