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원대의 중소기업 우리들제약이 개인사업가에 매각됐다. 업계는 이를 두고 구조조정 신호탄이라는 반응이다.
시장형 실거래가제, 약가인하 등 정부의 강력한 약제비 절감 정책으로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중소제약사들이 연이어 매물로 나오는 현실을 감안한 시선이다.
우리들제약은 6일 최대주주 등(김수경씨 외 6명) 보유주식 1752만3373주와 경영권을 200억원에 박준영씨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복제약 구조의 제약사업이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메디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존 회사를 제약부문과 메디컬부문으로 인적분할했다.
업계 한 임원은 "작년 인적분할 당시에도 부진한 제약 부문을 정리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며 "이 회사의 매각설은 한두달 전부터 꾸준히 나돌고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는 우리들제약 매각이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국내 중소 모 제약사 사장은 "최근 중소제약사 중 업종을 접으려고 고민하는 오너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1세대 오너에게 회사란 자신의 평생을 바친 곳이다. 이런 회사를 매각하려 하는 것은 최근 제약업종이 얼마나 어려움에 처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국내 중소 제약사 관계자는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꽤나 많은 중소제약사들이 업종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의 시선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A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제약업 환경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신약 개발 능력 확대를 위한 제약기업들의 구조 조정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